북 당국, 공업전기 불법 사용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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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가정집에서 기관이나 공장용 공업전기를 몰래 사용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전력망은 생산 단위인 공장, 기업소, 공기관, 학교, 병원, 상점 등이 속한 공업 전기와 주민 지역 전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경제난 이후 전력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공업 전기는 어느정도 보장되는 반면 주민 지역 전기는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전국적으로 주민 지역 전기공급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며“그런데도 전기 단속은 매우 심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전기 단속은 계속 있어왔지만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안전부가 주민지는 물론 공장 기업소까지 돌며 살피고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해 전투를 보장하기 위해 진행되는 단속으로 보입니다.

소식통은 “경원은 작은 지방산업공장과 탄광 등이 몇 개 있는 전형적인 농업군”이라며“가을 탈곡 때까진 전기가 잘 공급되었지만지금은 하루 1시간 정도 겨우 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기 공급은 전국이 똑같은 상황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경원군의 경우 농촌이라 더 사정이 나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1월 1일 설날 특별 전기가 공급된 시간을 다 합쳐도 하루 6시간이 채 안됐다”며 “대부분의 가정 집들이 오토바이 바떼리(배터리)로 LED조명을 아껴 켜며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는 “국경지역은 나라의 대외적 위신을 고려해 다른 지역보다 전기를 잘 공급하게 되어 있지만 경원은 그렇지 못하다”며“최근 몇 년간 평양 살림집 건설과 주요 건설장에 전기가 집중 공급되면서 전기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고 언급했습니다.

경원군은 회령시, 온성군처럼 중국과 마주하고 있는 국경지역이지만 읍 시내가 두만강에서 5km정도 떨어져 있어 전기 공급에서 국경지역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안전부가 야간에 읍내 각 지역을 돌며 공업전기를 몰래 가져다 쓰는 집을 단속하고 있다”며“심지어 공장, 기관을 돌며 가정집으로 연결된 전기선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틀 전에 한 집이 밤에 공업선에 코걸이(연결해)해 전기를 쓰다 걸렸는데 이 달 들어서만 군에서 여섯 집이 단속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전기가 잘 오지 않는 겨울이 되자 공업 전기를 몰래 쓰다 단속되는 현상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1월 10일경 길주읍에서 석 달 넘게 군 병원 전기를 몰래 쓰던 집이 단속됐는데 병원 차단기에 선을 연결하는 것도 남의 눈에 띄우지 않게 묘하게 설치하고 병원에서 30m 정도 떨어진 집까지 땅을 파고 전기선을 묻어 옆집도 그 집이 공업 전기를 쓰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안전부 조사 결과 병원 전공(전기설비를 담당한 직원)이 매달 (북한)돈 10만원(미화 12달러)을 받고 전기선을 연결해준 것으로 드러났다”며“병원 전공과 단속된 집 세대주(남편) 모두 노동단련대 3개월형의 처벌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군에서 한다 하는 간부와 돈주들은 거의 대부분 공업 전기를 쓰는 것으로 안다”며“하지만 단속에 걸리고 처벌을 받는 건 힘없는 일반 주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전력생산은 주로 수력발전에 의존하기 때문에 갈수기인 겨울에 접어들면 자연히 전력생산이 감소하고 전력부족이 심각해지는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