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겨울철 갈수기를 맞아 북한의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전기 훔쳐 쓰기가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국가보위성 요원을 중심으로 단속그루빠를 조직해 전기 도둑 색출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전기 그루빠가 조직되어 도둑전기를 쓰는 주민들을 색출해 내고 있다”면서 “전기그루빠의 책임자는 국가 보위성 요원이 맡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둑전기 사용자에 대한 단속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보위성 요원까지 동원되어 단속에 나선 경우는 없었다”면서 “하루 종일 전기를 주는 2경제 공장(군수공장) 등에 몰래 코걸이를(전선을 연결해) 해서 도둑전기를 사용하던 주민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도둑 전기를 쓰다가 적발되어도 뇌물 좀 집어 주면 그만이었는데 간첩이나 정치범을 잡는 보위성 요원까지 동원한 것을 보면 전력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라면서 “보위성을 동원해도 도둑전기 사용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챙기는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보위성까지 나선 것을 보면 도둑전기 사용자는 물론 돈을 받고 코걸이(도둑전기 연결 전기선)를 해주던 사람들이 단속되었을 경우,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면서 “예전과 달리 단속의 강도가 세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도둑전기를 사용하던 주민들이 불법전기선을 철거하느라 바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코걸이를 해서 도둑 전기를 쓰는 사람들은 그래도 돈 있고 힘깨나 쓴다는 특권층이 많다”면서 “그런데도 이번 단속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번 단속에 걸리면 뇌물로 적당히 무마하던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을 알아차렸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전기 배전반 관리요원 등에 정기적으로 뇌물을 주며 도둑 전기를 쓰는 사람 중에는 국수를 뽑거나 재봉틀을 돌리는 가내공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서민들도 있다”면서 “이번 도둑전기 단속이 길어질 경우 이들 서민들의 생계가 큰 지장을 받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전기를 특별 공급받고 있는 제2 경제 공장 주변에 있는 주택은 전기 코걸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다소 비싸다”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전기 그루빠가 강력한 단속을 펼치게 되면 제2경제 공장 주변 주택은 제일 먼저 단속 대상이 될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