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한이 수년째 각지 청년들을 농촌, 광산, 돌격대 등 험지로 진출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작 공장, 기업소 간부들은 젊은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1년 1월 노동당 8차대회가 있은 후 북한에서 청년들을 ‘당이 바라는 곳’에 진출시키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이 바라는 곳’은 탄광, 광산, 농장, 목장, 돌격대 등 어렵고 힘든 험지를 말하며 자원을 의미하는 탄원이란 미명 아래 거의 강제로 진행되는 상황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1일 “청년들을 어렵고 힘든 부문에 보내는 사업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작은 공장 기업소에 가보면 젊은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도 어렵고 힘든 부문에 청년들을 진출시키는 사업이 여러 번 있었지만 지금처럼 3년 째 계속된 적은 없었다”며 “최근에도 당국이 어렵고 힘든 부문에 보낼 청년 명단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요즘 당국이 청년들을 파견하는 곳은 2022년부터 시작된 농촌 살림집 건설을 맡은 각 시, 군 건설여단과 새로 건설되는 지방공업공장 원료기지 등”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2021년 12월 8기 4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알곡 생산을 늘려 식량문제 해결, 농촌 새 살림집 건설 등의 과업이 제시된 후 북한 전역에서 농촌 주택 건설이 추진되었습니다. 또 올해 지방에 새 공업공장을 건설하는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추진되면서 각지에서 원료기지 조성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식통은 “각 공장 기업소에서 처음에는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말썽을 피우는 대상을 진출자 명단에 넣어 (상부에) 제출했지만 지금은 진출시킬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제는 일을 잘해 공장이 아끼는 청년들을 명단에 넣어야 할 상황이라 공장 기업소 간부들이 속상해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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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 백암군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청년들을 어렵고 힘든 곳에 계속 진출시키다 보니 읍내에 청년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군내 어느 공장 기업소나 젊은 20대 청년이 부족하다”며 “남자는 고급중(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거의 다 군대에 나가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가정 사정이 있거나 토대가 좋지 않은 등 극히 적은 인원이 사회에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대군인이라도 몇 명 있으면 좋겠지만 작은 공장 기업소에 제대군인이 배치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부분의 공장, 기업소에 있는 노력(노동력)은 40대 이상의 남자와 여성들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젊은이들이 없으면 국가계획은 물론이고 수시로 하달되는 사회적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어렵다”며 “농촌 동원, 국토관리총동원을 비롯한 외부 작업의 경우 애기 엄마와 가정 부인 등 여성을 제외한 남자들이 보통 가는데 힘을 쓸 젊은 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국가 계획은 매년 높아지고 각종 사회적 과제가 수시로 떨어지는데 청년들을 다 빼 가면 어떻게 일을 하겠는가”라며 “이젠 공장 기업소 간부들이 오히려 청년들보다 더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