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창건 명절에도 가을걷이 주민 강제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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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10월에 들어서면서 북한당국이 모든 주민들을 가을걷이전투에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창건일(10월10일) 명절날에도 주민들을 각종 정치행사와 농촌동원에 내몰고 있어 주민 불만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며칠 전부터 각 여맹조직들은 가을걷이전투에 총동원하라는 당의 방침대로 농촌지원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각 지구 여맹조직들은 주변 농장지역을 도급제로 맡아 벼를 가을하고 탈곡장으로 벼단을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창건명절(10.10)을 맞으며 당조직에서는 각 조직별로 ‘조선노동당은 필승불패의 당이다’는 제목으로 강연회를 비롯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여맹원들의 학습노트와 생활총화노트까지 검열하고 있다”면서 “학습회요 검열이요 하면서 여러가지로 시달리던 여맹원들은 가을걷이전투까지 내몰리고 있어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창건 당일 오전에는 모든 여맹원들이 치마저고리를 입고 태양상에 꽃을 증정하는 정치행사에 참가한 이후 태양상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춤을 추면서 명절분위기를 돋워야 한다”면서 “오후에는 다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벼단나르기 동원이 조직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전쟁을 겪은 노인들조차 당이 창건된지 74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이 당의 덕을 본 게 뭐가 있어서 당창건일을 기념하라며 주민들을 들볶느냐면서 최고수뇌부를 대놓고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김일성시대부터 중앙에서는 당은 어머니품이라고 선전을 하면서 운명도 미래도 당에 맡기고 충성을 다하라며 주민들의 사고능력을 마비시켜왔다”면서 “당을 믿고 따르던 순진한 사람들이 고난의 행군 때 무리로 굶어 죽는데도 당에서는 외면하지 않았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인식속에는 자기운명은 자기가 개척해야한다는 생활철학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되면서 당의 권위는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보다 하찮게 여기고 있다”면서 “입당을 기피하거나 당생활 자체를 매우 시끄럽게(귀찮게) 여기면서 돈으로 당생활을 대체하는 당원들이 증가하는 현실이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해마다 당중앙에서는 당창건기념일을 계기로 당의 권위를 백방으로 강화하여 사회주의조국을 지켜내자고 선전하면서 당권회복에 힘쓰고 있다”면서 “그러나 당창건명절에도 식량조차 공급해주지 않고 정치행사와 노력동원에 내모는 당국을 주민들이 원망하고 경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