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농장 영농자금 없어 고리대금에 의존

0:00 / 0:00

앵커: 북한 평안남도의 일부 협동농장들이 모내기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 모내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빠 맞은 농장간부들이 고리대금 업자에 이자율을 올려주며 영농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일 "요즘 평안남도 증산군 협동농장에서 모내기 전투가 한창이지만 일부 농장작업반의 모내기는 시작도 못하고 있다"면서 "모내는 기계와 뜨락또르 같은 윤전기재들이 연유(연료)가 부족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모내기를 시작 못한 농장작업반들은 지난해 개인돈주에게 빌려 쓴 이자 돈을 절반도 갚지 못해 빚더미에 있기 때문에 새로 연유를 구입할 자금이 없다"면서 "해당 농장간부들이 모내기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느라 돈주들을 찾아다녀도 돈주들은 신용이 없다면서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 상황으로 농장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중앙에서는 모내기에 필요한 자금을 스스로 해결하라고 강조하면서 농장간부들에게 자력갱생으로 사회주의농촌을 지켜내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이에 농장간부들은 개인 돈주들을 찾아다니며 이잣돈을 빌리느라 바빠 맞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농장간부들은 돈주들에게 차용금 이자율을 기존 10%에서 그 배인 20%까지 올려 알곡현물로 주겠다고 사정하고 있다"면서 "높은 이자율을 약속하고 당장 모내기에 필요한 연유구입 자금은 확보했지만 이자율이 너무 높아 가을에 원금액수를 제대로 물어주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농민 소식통은 "현재 용천군에서 대부분의 협동농장들은 자체로 영농자재를 준비해 모내기를 하느라 개인 돈주에게 빚을 지고 있다"면서 "당국이 강조하는 자력갱생이라는 게 결국 국영농장간부들을 개인 돈주의 고리대금에 얽어매놓는 모양이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농사가 잘된 농장에서는 개인에게 빌려 쓴 이자돈을 알곡현물로 물어주고 올해 또 다시 개인 돈을 융자해 모내기를 시작할 수 있지만, 농사가 안되어 빚을 갚지 못한 농장작업반은 또 다시 빚을 내어 모내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개인 돈주들이 농장에 빌려주는 이자돈 비율은 3월보다도 5~6월 모내기철이 가장 비싸다"면서 "모내기철에는 농장간부들이 모내기 기계를 만가동하는 데 필요한 연유 구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금융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