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이 음력 설날과 다음날 설명절 기간(2/1-2)에 자체로 준비한 퇴비와 거름을 주변 협동농장 밭에 운반하는 것으로 하루(2/3)를 보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이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3일 “설 명절 후 첫 출근인 오늘 군내 주민들이 명절 휴식기간 자체로 준비한 퇴비를 주변 협동농장 밭에 운반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며 “식량 증산을 강조한 당 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사업으로 상부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아침 군내 각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과 가두 여성들이 썰매와 손수레에 자체로 준비한 퇴비를 싣고 군문화회관 앞 공터에 모였다”며 “농촌을 적극 지원하자는 간단한 모임이 있은 후 각 기관별로 종업원들이 가지고 나온 퇴비의 질과 수량을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가 있었으며 여러 조로 나뉘어 주변의 협동농장 밭에 퇴비를 운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퇴비운반 행사와 관련해 1월 31일에 모든 종업원들이 설명절 휴식기간에 개인별 연간 퇴비할당량외에 별도로 퇴비를 50kg씩 준비해 3일 아침 출근할 때 가지고 나올 데 대한 지시가 있었다”며 “퇴비를 준비하면서 석탄재나 개바닥(개울바닥) 흙을 그냥 퍼오지 말고 인분이나 가축의 배설물을 3대1의 비율로 섞어 질 좋은 퇴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나도 설명절날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이미 모아 놓았던 석탄재에 우리집 변소(화장실)의 인분을 섞어 퇴비를 준비했다”며 “2일 오후 형님네 집으로 가면서 보니 공동변소에서 인분을 푸는 등 곳곳에서 주민들이 퇴비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는 올해를 대농의 해로 정하고 밥술을 뜨는 사람은 누구나 농사에 절실한 퇴비생산에 적극 떨쳐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지만 배급은 주지 않으면서 해마다 주민들에게 많은 퇴비를 바치라고 강요하니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앞서 2일 “우리도 내일(3일) 식량 증산을 위한 당의 방침관철을 위해 명절 기간에 자체로 준비한 퇴비를 농장 밭에 운반하는 행사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설명절 전날 퇴근하기 전에 설 명절을 쇠고 3일 아침 출근할 때 퇴비를 준비해가지고 나올데 대한 지시가 하달되었다”며 “다른 사람들도 퇴비를 준비하느라 붐빌 것을 예견해 나는 31일 저녁에 미리 퇴비를 준비해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내일(3일) 오전 각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과 주민들이 모여 농촌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모임을 한 후 가지고 나온 퇴비를 읍에서 약 4km 떨어진 왕재산협동농장에 운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정상적인 가동을 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공장 기업소들에서 겨울이면 퇴비 생산이 중요한 사업으로 되고 있다”며 “하지만 누구나 자기에게 할당된 양만 채우면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대충 일하다 보니 주민들이 만드는 퇴비의 질은 사실 엉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당 대회와 당 전원회의에서는 농업발전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 들어왔던 내용들이 다시 강조되는데 그쳤다”면서 “퇴비만 보더라도 화학비료가 부족해 수십 년 전부터 해마다 주민들이 자체로 퇴비를 생산해 농장에 보내고 있지만 먹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당국은 해마다 전 주민에 일정량의 퇴비생산 할당량을 부과하고 있는데 개인별 할당량은 지역과 직업, 신분에 따라 각양각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시와 농촌, 공장 기업소 종업원과 학생, 가두여성(주부), 기관 간부 등 직업에 따라서 할당량이 다르고 지역에 협동농장이 많고 적음에 따라서 할당량이 유동적이라고 탈북민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개인별 퇴비 할당량은 적게는 1인당 200kg에서 많은 경우 1인당 1톤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