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장기간 통제하던 서해바다 출어를 전격 허가하고 수산사업소마다 물고기잡이에 떨쳐나서도록 어로 계획을 부과하였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주 초부터 (내각)수산성의 지시에 따라 도 수산관리국에서는 각 시, 군 수산사업소 선박들은 전부 물고기잡이에 떨쳐나서라고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2020년 2월 코로나 사태에 대처하여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국경은 물론 동해와 서해바다출어를 전면적으로 봉쇄했었습니다. 하지만 수입산 기초식품과 수산물가격이 폭등하는 등 물가혼란으로 민생이 악화되자 2021년 하반기부터 부분적으로 해상봉쇄를 완화하고, 북-중 무역 선박의 운행을 일부 허용해 기초식품과 의약품 등을 국가비상물자로 수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8월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 관련 최대비상방역체계를 해제하자 북한은 동해바다 봉쇄를 해제하고 동해 수산사업소의 출어를 허용하였으나 평양과 가까운 서해바다에서의 출어는 물론 개인이 서해 갯벌에서 조개잡이 하는 것까지 통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서해바다도 코로나 방역을 강화한다며 3년 나마(남짓) 봉쇄됐던 조치가 해제되어 수산사업소 선박의 출어가 허용되었다”면서 “이에 따라 서해바다 일대에 있는 수산사업소들에도 국가에 바쳐야 할 어로 계획이 부과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가계획을 수행하느라 요즘 문덕군 수산사업소에서는 크고 작은 어선들을 수리 정비하고 가까운 바다로 내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다에서 잡은 멸치와 조개 등 수산물은 즉시 수산사업소 냉동창고로 운송되었다가 국가계획으로 바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서해바다 일대에 자리한 국영 수산사업소의 경우 일반적으로 40척 정도의 크고 작은 선박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규모가 더큰 동해바다 수산사업소의 경우 최대 100척의 선박을 거느리기도 합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요즘 의주군에서는 수산사업소마다 코로나 방역으로 봉쇄되었던 서해바다 출어가 전면 재개되면서 항구에 정박했던 크고 작은 어선들이 출항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물고기대풍을 안아오라며 당국이 부과한 계획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장기간 정박했던 선박의 기관과 장비를 정비하고, 그물을 보수하는 게 우선이다”라면서 “하지만 선박 보수와 정비에 필요한 자금은 사업소 자체로 해결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지배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산사업소 간부들은 할 수 없이 개인 돈주를 찾아가 선박 기관과 설비 등에 필요한 자금을 돌려(빌려) 선박부터 빠르게 수리해 가까운 바다로 출항시키고 있다”면서 “이렇게 출항한 작은 선박이 잡은 멸치와 새우 등은 장마당에 팔아 개인자금부터 갚아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큰 선박들은 아예 개인 돈주에게 통째로 임대해준다”면서 “국영선박을 임차한 돈주들은 선박 출항에 필요한 그물과 연료를 사들이고 먼 바다로 출항해 물고기를 잡고 있는데, 수산사업소에 전체 어획량의 60%를 바치고 나머지는 장마당에 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당국은 서해바다 봉쇄를 해제하고 서해바다 출어를 본격화함으로써 인민들의 밥상에 물고기 반찬이 올라 식생활이 향상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국가에서 언제 우리에게 물고기를 공급한 적이 있냐’며 비웃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