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수산협동조합 소속 소형어선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낙지, 즉 남한말로 오징어 잡이에 나서는 힘 없는 어민들이 생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동해 어민들은 한해 가족들과 먹고 살 자금을 6월 말부터 시작해 9월 초까지 이어지는 낙지(오징어)잡이철에 대개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그런데 요즘 수산협동조합 소형 어선들의 어업 조건이 너무도 까다로워 어민들의 속이 까맣게 타 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각 수산성 산하) 수산사업소에서 어선을 타는 사람들은 그냥 노동자라고 부르고, 수산협동조합에서 소형어선이나 목선을 타는 사람들을 어민, 혹은 어부라고 부른다”며“수산협동조합은 10톤 미만의 소형어선과 목선을 가지고 있고, 협동농장과 같은 체제로 운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수산협동조합은 어민들이 잡은 해산물을 직접 가공해 주변 수산물 상점과 외화벌이 기관에 수매하는 것이 운영원칙”이라며“하지만 수산협동조합에 냉동창고와 가공시설이 없어 어민들이 직접 해산물을 가공해 팔고, 이익금의 일부를 바치는 형식으로 협동조합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지난해부터 어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수산협동조합 소형어선들은 무조건 잡은 해산물을 모두 수산사업소에 넘겨주도록 조치했다”며“이런 조치로 어민들은 1년 먹고 살 자금을 마련하긴 커녕, 지금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위기 상황과 관련해 “수산사업소들이 수산협동조합 (소속) 소형어선에서 넘겨받는 해산물의 가격을 턱없이 낮게 잡아, 바다에 나간다 해도 기름값조차 못 건진다는 어민들의 한숨이 높이지고 있다”며“수산사업소에서 생물낙지(오징어) 1kg당 중국인민폐 5위안(미화 0.7달러)씩 주는데, 어민들은 최소 8위안(미화 1.11달러) 이상 받아야 수지 타산이 맞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군대와 같이 계급이 있고 군대식으로 운영되는 수산사업소는 수산협동조합과 달리 10톤 이상의 중대형 어선을 가지고 있고 자체 냉동시설과 가공시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지난해부터 수산협동조합의 소형어선과 목선들은 작업반 단위로 바다에 출항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며“보통 한 개 작업반은 어획량 30톤 단위로 구성되는데, 그렇다 보니 최소 작업반은 소형어선이나 목선 3척부터 5척으로 이루어지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업반 단위로 어업을 하면 어느 한 어선이 위험에 처해도 다른 어선의 도움을 받기 쉽고, 또 서로를 감시해 (당국 입장에선) 개별적 어선의 탈북도 막을 수 있다”며“다만 작업반 어선이 한대라도 문제가 생기면 다른 어선들도 모두 바다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소식통은“현재 함경남도에서 kg당 휘발유는 중국인민폐 11위안(미화 1.54달러), 디젤유는 kg당 중국인민폐 8위안(미화 1.12달러)”이라며“수산사업소의 중대형 어선들은 값이 눅은(싼) 디젤유를 사용하지만 수산협동조합의 소형어선들은 중국산 원동기가 장착돼 값 비싼 휘발유를 사용해야 한다”며 수산협동조합 소속 어민들의 고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