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홍수 피해로 망연자실한 북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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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8월)들어 북한 여러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연이어 쏟아져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년에 이은 2년 연속 큰물(홍수)로 집이 물에 잠겨 가산을 잃은 주민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홍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5일 “8월에 들어 함경남도 여러 지역에 연이어 쏟아진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많은 농경지가 물에 잠긴 것은 물론 수십여 채의 집들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물에 잠겼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8월 14일밤부터 쏟아진 폭우로 남풍리와 보현리를 비롯한 서대천 주변에 살던 50여 세대(가구)의 주민들이 급히 대피했다”며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작년 장마 때 물에 잠겼던 집들이 두 번 연속 물에 잠기며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이 눈물로 탄식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강물에 잠긴 주택 중에 작년 장마 때 집이 무너져 도와 군이 총동원되어 새로 지은 집도 여러 채 포함되어 있다”며 “새집으로 이사한지 반년도 안돼 또다시 집이 물에 잠기며 얼마 안되는 가산이나마 다 잃은 상태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새로 지은 집들이 또다시 물에 잠긴 것은 큰물(홍수)이 났을 때 물이 밀려드는 물골을 고려하지 않고 이전에 있던 집터에 집을 다시 지었기 때문이다”라며 “홍원에서 제일 큰 강인 서대천에 설치된 여러 개의 다리가 작년 홍수에 끊어진 후 아직까지 복구하지 못해 사람들이 옷을 벗어 들고 불어난 강을 건너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주민들의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이를 대책하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어제부터 현재(15일 오후)까지 여러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 뻔하지만 김정은이 선포한 코로나 비상방역전 승리 선포와 8.15 조국해방기념일 행사 분위기를 흐리는 것을 꺼려서 인지 아직까지 피해에 대한 소식은 전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곽산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이달 내내 평안북도 전 지역에 많은 장맛비가 내렸다”며 “7일부터 10일까지 쏟아져 내린 폭우와 최대 만조시기가 겹치면서 사천강이 범람해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부터 곽산군을 비롯한 서해안 지역에 연이어 폭우가 쏟아진데 더해 14일에는 서해안 전 지역에 ‘폭우 중급 경보’가 내려졌다”며 “8월에만 사천강이 두차례나 범람하면서 강 하구 주변의 논과 밭이 모두 물에 잠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 폭우로 사천강 하구의 작은 포구에 묶여있던 나무배 수십 척이 파괴되거나 바다에 떠 밀려갔다”며 “밀려가는 배를 구하려고 애쓰던 남성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곽산군에는 간석지(간척지)를 메워 개척한 논밭이 많은데 해안가에 있는 논들이 모두 일주일 넘게 물에 잠겨 있다”며 “강 주변의 협동농장원들과 소토지(개인이 빈 땅을 일궈 곡식을 심은 토지)를 일군 주민들속에서는 올해 농사는 다 망했다는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서해안 지역의 산들이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다보니 비가 많이 내리면 제방이 무너지고 강이 범람한다”며 “올해 기간이 길고 연이어 폭우가 쏟아지는 등 특이한 장마로 농민들과 주민들이 봄부터 애쓴 노력이 다 물거품이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폭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한 상황이다”라며 “그런데도 오늘 신문과 방송에서는 피해 소식과 대책마련은 없고 8.15 경축행사와 평양시민들을 위해 동원되었던 군인들이 귀대하는 모습만 방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