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으로 본 신의주·의주 제방 홍수방지에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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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신의주와 의주 일대 제방 강화 사업을 벌인 것으로 위성사진 판독 결과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수해 피해를 완전히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입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TV]최근 여러해 동안에 강수량 자료들을 분석한 데 기초해서 고인물을 빨리 뺄 수 있는 준비를 빈틈없이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원래는 수로가 작고 장마 때 큰물에 의해서….

지난 2021년 8월 23일 조선중앙TV의 보도입니다.

북한은 매년 주민들을 동원해 강과 하천을 정리하고 제방을 쌓는 등 수해 방지에 대비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홍수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에도 수해 방지 사업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이콥 보글 미국 민간위성 분석가는 위성사진을 통해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 제방 보강 및 연장 공사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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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1-1, 1-2: 2021년과 2024년 사이, 압록강을 맞닿은 지대의 제방이 보강된 것이 확인된다. / Planet Labs, Jacob Bogle 분석

지난 2021년 3월과 2024년 2월, 위화도를 촬영한 구글어스 위성사진입니다.

압록강과 맞닿은 섬의 서쪽 지대를 따라 제방이 보강됐고, 일부는 새로 지어진 것이 보입니다.

보글 분석가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섬의 서쪽 제방이 모두 개선됐고, 섬의 추가 30헥타르, 즉 30만 평방 미터를 보호하는 350m 길이의 새로운 제방이 건설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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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2-1, 2-2: 2021년과 2023년 사이 동류초도와 신의주시 사이의 제방 2km 구간이 강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Planet Labs, Jacob Bogle 분석

동류초도와 신의주시 사이의 2km 길이 제방을 촬영한 위성사진입니다.

역시 2021년과 2023년 사이에 제방이 강화돼 더 두껍게 쌓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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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8일 위화도 북쪽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 배수로를 따라 내려오던 압록강 물이 동쪽의 오래된 제방을 넘어 범람해 하늘색 화살표 방향으로 흘렀다. / Planet Labs, Jacob Bogle분석

그러나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 방지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일 미국의 민간위성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위화도 모습입니다.

홍수 피해를 입은지 약 열흘이 지난 시점, 배수로의 물이 범람해 위화도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보글 분석가는 “여전히 보수되지 않은 오래된 제방으로 홍수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섬의 서쪽 지대의 제방만 강화해 배수로를 타고 내려오던 강물이 동쪽의 오래된 제방을 넘어 물이 범람했고, 위화도 내 다수의 제방이 무너지며 섬의 저지대를 포함한 넓은 지역이 침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수 방지를 위해 위화도 전체를 둘러싸도록 제방을 확장해야 한다고 보글 분석가는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RFA에 “북한 당국은 제방 공사를 계속 해왔다”면서도 “북한의 낙후된 자재와 기술, 설계 등으로 인해 (피해 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연구위원 : 제방을 쌓는다던지, 자연재해 대비는 강화된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다만 잘 아시다시피 자재라던지, 인력이라던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여전히 북한은대중동원,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 상당히 리스크(위험)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홍수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취약하다고 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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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7일 압록강 인근 지역 수해 복구를 위해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를 파견하며 30만명의 청년이 자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러시아, 유니세프 및 적십자의 구호물품 지원 제안에는 여전히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번 수해로 인한 국가적 위기 속 내부 결속을 다지는 한편 재난 상황을 자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외에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