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수해 지역인 평안도 일대에 구호용 임시 천막(텐트) 수백 개가 들어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해 홍수 피해의 심각성을 나타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홍수로 마을이 물에 잠긴 평안북도 의주군과 신의주 일대에 천막촌(텐트촌)이 세워졌습니다.
미 연구기관 스팀슨센터 산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8월 초 촬영한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의주군에 최소 4개, 신의주에 최소 2개의 텐트촌이 들어선 것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의주군에 세워진 텐트촌 중 가장 큰 곳엔 초등학교 운동장에 약 75개의 텐트가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구호 텐트촌은 대부분 학교 운동장으로 추정되는 곳에 들어선 것으로 이 지역 수해민들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고서 저자인 스팀슨 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선임 연구원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위성사진이 전 지역을 촬영하기 어려웠다며, 발견된 텐트촌 외에 추가로 텐트촌이 건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매년 홍수 피해를 겪고 있지만 수해 지역에 대규모 텐트촌이 들어선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올해 홍수 피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연구원 :위성사진을 보면 적어도 6곳에서 구호 캠프(텐트촌)가 발견됩니다.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집이 파괴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러한 추가 텐트촌을 보면 홍수로 인해 발생한 재난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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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 연구원은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수해지역 이재민을 방문한 것은 과거 관영매체에서 찾아보지 못한 장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0일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의주군의 한 텐트촌을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하는 장면을 방영했습니다.
한 텐트에는 어른과 아이 약 15명이 지내고 있었으며, 텐트 내부엔 이불과 양동이, 빗자루, 선풍기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항공에서 촬영한 영상에는 모든 텐트에 전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전기선이 연결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재민들에 대한 효율적인 북한 당국의 지시사항 및 정보 전달을 이유로 텐트마다 텔레비전과 송신을 위한 안테나를 연결한 모습이 눈에 띕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에서 지난달 말 수해로 집을 잃은 어린이와 학생, 노인, 환자, 영예 군인 등을 평양으로 데려가 피해복구 기간 지낼 곳을 마련해주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잇따라 수해 지역을 찾으며 주민 복지를 위한 지도자 이미지를 보여주는 한편 자력 구제로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적 식량 부족과 취약한 기반시설을 가진 북한이 한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 제안 뿐 아니라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의 도움도 거부하고 있어 수해민들의 피해 상황은 당분간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