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북 관리가 인도에 식량지원 요청?∙∙∙전문가단 “조사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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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대북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관리가 최근 인도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해당 인물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인도의 한 민간경제단체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북한 상무관의 이름이 유엔 대북제재 명단에 올라있는 ‘리성혁’(Ri Song Hyok)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식량지원 요청을 받은 인도 국제상공회의소(ICIB)는 공식 웹사이트와 자체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2월9일 인도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리성혁 상무관과 최희철 대사 등 인도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들과 회담했다고 밝혔습니다.

(ICIB held a meeting at Embassy of Democratic Republic of Korea in New Delhi. The meeting was attended by the hon Ambassador of DPR Korea H.E. Choe Hui Chol, Commercial attaché Mr Ri Song Hyok and other embassy officials. ICIB signed an MOU with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chamber of commerce for enhancing collaborations between both nations.)

ICIB는 이날 북한상공회의소(DPRK Chamber of commerce)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두 국가간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리성혁 상무관과 최희철 북한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ICIB가 이날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리성혁 상무관은 지난 달 29일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ICIB 사무실을 방문해 식량원조를 요청한 인물과 동일인입니다.

당시 ICIB는 공식 웹사이트와 자체 트위터에 “북한의 상무관과 다른 관료들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곡물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의 ICIB 사무실을 방문했다”며 리성혁 상무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하지만 ICIB측은 북한의 식량 지원을 요청받은 사실을 공개한 지 하루만인 지난 31일 관련 게시물을 모두 삭제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ICIB에 대북 식량 지원을 요청한 리성혁이 유엔 대북제재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두 사람이 동일인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제재 명단에 오른 인물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미국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 명단에 따르면 리성혁은 중국 베이징 소재 북한 고려은행 및 고려신용개발은행 대표를 지내면서 북한 정권을 대신해 물품을 조달하고 금융거래를 하기 위한 유령회사(front company)를 운영해 지난 2017년 12월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두 사람이 동일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부가 알려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만약 인도 측에서 그가 유엔 제재명단에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와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I do not know if it tis the same person. Certainly, it is the same person this needs to be flagged. If India learns that he is on the UN sanctions list they would cease dealing with him.)

이에 대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관계자는 1일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인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대답하지 않으면서도 해당 인물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단 관계자는 “(대북제재 위반 인물을 북한이) 인도에 상주하는 북한을 대표하는 인물로 지정했을 가능성에 대해 확실히 조사에 나서겠다”면서도 “북한에 대한 식량 공급문제는 전문가단이 다루는 사안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We will certainly look into the possible presence of a designated individual representing DPRK in India. Obviously the provision of foodstuffs to DPRK is not a matter for this Panel. )

ICIB는 리성혁의 신원과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1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인도 외무성 역시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