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한국의 식량지원을 거부했던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러시아 등 다른 6개 국가들의 식량 지원은 받아들였습니다. 스위스와 러시아, 스웨덴(스웨리예) 등 6개국 정부가 올해 미화 약 1천만 달러를 이 기구 대북지원 사업에 제공한 것으로 유엔 측은 집계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29일 갱신한 '국제사회 대북지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스위스, 러시아, 스웨덴(스웨리예), 노르웨이, 캐나다, 불가리아 등 6개국이 올해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 식량지원사업에 약 1천50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스위스가 522만($5,224,660) 달러, 러시아가 300만 달러, 스웨덴(스웨리예)은 104만($1,036,377) 달러, 노르웨이가 68만($682,461) 달러, 캐나다는 55만($545,455) 달러, 불가리아 5천600($5,599) 달러 등 모두 약 1천50만($10,494,552) 달러가 세계식량계획 측에 실제 지원돼 집행(Paid Contribution)이 완료됐습니다.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스위스의 경우 올해 세계식량계획 대북 사업에 약 522만($5,224,660)달러를 지원해 집행됐고, 현재 약 6만($58,761) 달러를 약정한 상태(Commitment)입니다.
올해 세계식량계획은 이 자금을 북한 영유아와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을 위한 식량 지원 등에 사용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북한에 지난 5일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추가로 100만 달러의 대북지원을 결정한 사실이 29일 공개됐습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29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23일 세계식량계획의 프라빈 아그라월(Praveen Agrawal) 평양사무소장으로부터 받은 영문 감사 서한과 사진을 공개하며 이같은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 서한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최근 세계식량계획의 대북지원사업을 위해 100만 달러를 추가 제공했습니다. 따라서, 올해에만 러시아는 세계식량계획의 대북지원사업에 총 400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이 서한에서 아그라월 평양사무소장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 등으로 인해 북한의 식량 상황이 악화돼 식량 안보가 불안정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한국 정부가 한화 138억 원, 미화 약 1천177만 달러를 들여 추진했던 대북 쌀지원 사업이 북한의 거부로 1년 반 만에 결국 무산된 것과 대조적입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의 여상기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자설명회에서 지난해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추진하다가 북한의 거부로 보류된 쌀 5만톤 대북지원사업 비용 한화 138억 원, 미화로 약 1천177만 달러를 환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상기 대변인: 그동안 WFP를 통해서 쌀 5만 톤을 대북 지원하기로 추진해 왔는데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동 국제기구와 사업관리비 1천177만 달러를 환수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한국의 지원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한국 정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North Korea's rejection of South Korea's aid offer suggests the Kim regime doesn't take South Korea seriously.)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북한은 현재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호의와 열의를 계속해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의 거절은 한국 정부에 대한 경멸, 그리고 반발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북한 정권이 한국을 공격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은 북한 측 행태와 관련해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김정은 정권이 세계식량계획이나 다른 국제기구를 통하지 않고 한국과의 직접 거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I think the simple answer is the Kim family regime wants to deal directly with South Korea and not through the World Food Program or any other international organization.)
맥스웰 선임연구원: 세계식량계획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은 북한 정권의 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에 관심이 없습니다. (Accepting money from the WFP does not help advance the regime's strategy. Furthermore, the regime is not interested in aid to the Korean people in the North.)
이어 그는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보다 북한 권력층을 유지하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위한 자금을 사용하길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러시아 등 다른 국가들로부터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지원을 받았지만 한국의 지원을 거절한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세계식량계획 측은 29일 오후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북한에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쌀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쌀의 수송, 분배, 감시에 필요한 사업관리비 명목으로 미화 약 1천177만 달러를 세계식량계획에 송금한 바 있습니다.
당초 직접 지원을 검토하던 한국 정부는 북한이 협의를 거부하자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를 통한 우회 지원방식을 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