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재 북 영사관 가족들, 식료품 장사로 생활비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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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주재 북한 영사관 직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영사관 직원 가족들이 간단한 식품을 만들어 시장상인에 넘기면서 생계비에 보태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2일 “요즘 도매시장에 가면 블라디보스토크주재 북한 영사관 직원가족들이 길러낸 콩나물을 살 수 있다”면서 “영사관 직원 부인들이 콩나물, 숙주나물 등 간단한 식품을 직접 만들어 이곳 농산물도매시장 상인들에 넘겨 돈을 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영사관 가족들은 매일 아침 8시~9시경에 도매시장에 나타난다”면서 “대개 남녀 한 쌍으로 부부사이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자가 몰고온 승용차의 트렁크에서 싣고 온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도매상인들에 싼 값에 넘기고 바로 사라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원래 도매시장에서 파는 숙주나물과 콩나물은 500g에 40루블이지만 이들은 도매상에 500g 당 20루블의 싼 값에 넘기고 있다”면서 “이들이 넘기는 콩나물과 숙주나물은 모두 20kg정도로 하루에 고작 800루블 (미화 12달러) 정도를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겨울에도 북한영사관 직원 가족들이 두부와 만두, 김치 등을 만들어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면서 “올해도 날씨가 추워지자 또 다시 북한 공관원 가족들이 식품 장사를 시작한 것으로 보아 겨울을 앞두고 생활이 쪼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들은 월급이 적어 가족들이 부업을 해서 생활비에 보태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한 달에 5만루블(한화 91만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영사관 직원들도 예외없이 개인 당 과제금을 바쳐야 하기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또 다른 고려인 소식통은 3일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 가족들이 장사를 해 생활비에 보탠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요즘 들어 식품장사는 물론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 대리 운송 등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 말씨를 쓰는 북한 영사관 가족들은 요즘에는 콩나물, 숙주나물, 두부를 팔고 있지만 겨울이 깊어지면 김치 깍두기, 젓갈 등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 팔 것”이라면서 “지금은 자신들이 직접 소매장사를 할 수 없으니 도매시장에 넘기지만 요즘에는 식재료를 보다 비싼 값에 넘길 수 있는 소매상인들을 물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한 영사관 직원과 가족들은 도매시장이나 장마당에 다닐 때 꼭 남녀 2명씩 다니는데 그중 남자는 항상 경직된 표정으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여성이 식품을 러시아 상인에 넘길 때나 주문을 받을 때도 남성은 여성의 곁에 붙어서 주변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