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백화점 외화 사용 금지... ‘공식 환전소’ 설치

0:00 / 0:00

앵커 :평양 시민들이 애용하는 광복거리의 백화점에서 외화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물건을 살 때 반드시 국돈(북한돈)으로만 구매해야 하는데, 대신 층마다 공식 환전소가 설치됐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1991년 평양 광복거리에 들어선 백화점은 2012년 ‘광복지구 상업중심’으로 개건되며 평양 시민들이 널리 애용하는 대형 상점입니다. 1만 2천여 평방미터에 3층으로 구성된 각 매장에서는 기초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북한 돈과 외화로 판매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외화 사용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달 초부터 광복백화점에서 물품을 사려면 반드시 국돈(북한돈)으로만 구매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백화점에서 ‘국돈을 사용하라’는 당국의 지시로 외화 사용이 금지됐으며 이 같은 지시와 동시에 층마다 공식 환전소가 설치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 같은 조치는 “장마당 등지에서 비법적으로 외화를 바꾸는 것을 강력 단속하고 국가 환전소 이용을 유도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개인이 보유한 외화를 국가가 환수하는 동시에 내화 소비를 끌어올림으로써 중앙은행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기사>

북 당국, 사복 안전원 동원 개인환전 단속 총력Opens in new window ]

북, 개인·기관의 외화 사용과 불법 환전 단속Opens in new window ]

그는 “백화점 환전소에서 ‘협동 환율’을 적용하면서 시민들의 이용을 장려하고 있지만 완전히 외면받고 있다면서 당국은 ‘협동 환율’이 시장 환율과 비슷하다고 얘기하지만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이 전한 환율은 15일 기준, ‘협동 환율’이 1달러에 9천 원, 시장 환율은 1달러에 1만 6천 원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김정일 시대 평양 시민들은 통일거리 시장을 많이 이용했지만 김정은 시대에는 대형 상점으로 개건된 평양 광복백화점을 많이 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평양 광복지구 상업 중심으로 널리 알려진 백화점 1층 매장에는 수입산 식품도 있지만 주로 북한 내에서 생산한 기초 식품과 당과류, 2층 매장에는 의류와 화장품, 3층 매장에는 가전제품 등이 시장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는 “보통 평양시민들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기름이나 고추장 등 단가가 낮은 식품은 국돈(북한돈)을 사용하고, 10만 원(6.25달러) 이상 지불해야하는 옷이나 화장품부터는 달러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잔돈이 나가는 적은 지출은 국돈(북한돈)을 사용하고, 단위가 큰돈은 달러를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TV와 냉장기(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가구는 달러 거래가 필수적입니다. 액정 TV 한 대 가격이 최소 700달러인데, 이것을 국돈(북한돈)으로 내자면 시장 환율 기준으로 약 1천120만 원이므로 구매자도, 판매자도 달러로 거래하는 것이 편하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이달부터 고가의 물건을 사려면 백화점 환전소에서 달러를 바꾸고 환전소에서는 협동 환율로 계산해 개인이 갖고 있는 전성카드(내화 전용 중앙은행 카드)에 국돈을 입금해 주면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며 “과정이 복잡한 것보다도 공식 환전소의 환율이 너무 싸서(낮아) 사용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평양 광복백화점과 동시에 제1백화점, 제2백화점, 아동백화점, 동평양 백화점 등 내각 상업성 산하 백화점에서는 외화 사용이 금지되었으나 당 39호실 산하 대성백화점과 낙원백화점에서는 외화 사용이 가능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