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요즘 북한 평안남도 일대의 식당들이 연말 망년회(송년회)용으로 중국산 냉동오리고기를 대량으로 수입하고있다는 소식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북한의 간부와 돈주들이 돼지고기 요리보다는 오리고기를 선호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요즘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세관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보면 중국산 냉동 오리를 가득 실은 컨테이너들이 자주 보인다”면서 “대형 컨테이너에 실린 냉동 오리는 세관에서 나오자마자 평성시를 비롯한 평안남도 각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량으로 들여온 중국산 냉동 오리는 도내 상업망에 소속된 여러 식당들에서 오리불고기로 조리되어 판매되고 있다”면서 “돈주들이 많은 평성시에서는 돼지고기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오리고기 숯불 구이가 맛도 좋고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져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올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평안남도 전역을 휩쓸고 당국이 돼지고기판매까지 제한하면서 식당영업망에서 도매가격으로 돼지고기를 구매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면서 “뿐만 아니라 일부 돈 많은 손님들은 돼지고기 먹기를 꺼려해 눈치 빠른 식당지배인들이 주 메뉴를 오리고기 요리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하지만 요즘 국영 오리목장들은 자금난으로 오리 사료도 구하지 못해 식당에 공급할 오리가 원천적으로 없다”면서 “이에 식당영업자들은 도 무역국 무역회사와 직접 연계해 중국산 냉동오리를 중국 현지 가격으로 빠른 시일 내에 들여오도록 조치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연말을 맞으며 평성시내 식당들에서는 망년회 등 단체외식 손님에 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도 소재지인 평성시에서는 12월에 들어서면 사법기관과 당·정 각 기관 간부들의 단체망년회가 줄줄이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국적인 규모의 도매시장으로 알려진 평성시 시장들에서는 연말이면 같은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는 도매상인들끼리 식당에서 함께 회식하며 일년 간의 장사 경험과 정보를 교환하는 문화가 있다”면서 “벌써부터 서비스 좋고 중국산 오리고기로 요리를 잘한다고 소문이 난 식당들은 망년회 예약이 밀려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