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대 가구회사 재일동포 출신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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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가구업체를 시작해 성공한 재일교포 출신 사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1년 전에 운전기사로 시작한 이 사장은 현재 북한의 고급가구 분야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최대 가구회사인 평양 영광가구합영회사를 재일동포 가족이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북한 소식통은 "이 회사 사장인 신남철씨는 재포(재일교포) 출신으로, 그의 가족은 21년 전에 가구 회사를 차리고 꾸준히 키워왔다"며, "회사의 경영권은 사실상 신 사장 가족이 틀어쥐고 있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 사장은 처음 일본에 있는 친척의 도움으로 평양에 가구회사를 차릴 수 있었고, 또 일본에서 선진기술을 받아들이고, 중국에서 들여온 자재로 가구를 만드는 합영회사로 키웠습니다.

이 회사는 현재 건재공업성에 적을 두고 있지만, 이는 형식에 불과하고 직장장급 간부들은 대부분 신씨 성을 가진 가족들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 가구 회사 앞에 있는 영예 게시판에도 신씨 성을 가진 사람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신 사장 가족이 많음을 의미한다고 그는 지적하면서, 평양의 웬만한 사람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2008년 영광가구 합영회사를 소개하는 기사에서 "건재공업성 운전기사 출신이 북한 내 고급가구 시장을 장악했다"고 대서특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신 씨 가족이 이윤을 어떻게 국가와 나누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 없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김정은 정권 들어 불고 있는 건설 바람에 힘입어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회사에서 생산된 고급 가구들은 현재 평양에 건설되는 대규모 창조물들과 고급 아파트에 설치되고 있다"면서 "평양 보통강구역 황금별역 앞에 있는 외화상점에서도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12일 새로 개장된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에 비치된 가구들은 모두 영광가구합영회사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가족단위 합영회사가 북한에서 성공한 기업으로 소문나면서 앞으로 이러한 개인 투자형 회사들이 정착되는 계기가 될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평양출신의 한 고위층 탈북자는 "신 사장은 재포 출신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총련과의 관계를 고려해 회사경영에 손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이 개인이 투자한 회사들을 강제 회수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에 재일교포 신분이 아닌 보통사람들은 이렇게 가족형 기업을 일떠세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