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대, ‘북 유령선’ 집중 조명 다큐멘터리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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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런던의 한 국립대학교에서 일본해로 사체와 함께 흘러온 북한 어선, 일명 '북한 유령선'을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 즉 기록 영상물을 상영할 예정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립 런던 대학교(SOAS) 한국학 연구소는 이달 22일 교내에서 감독과 함께 신작 다큐멘터리 ‘북한 유령선(North Korean Ghost Ships)’ 상영회를 갖습니다.

한반도와 일본 지역의 문화, 사회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니콜라스 알마크(Nicholas Ahlmark) 감독이 완성한 약 50분 짜리 영상에는 최근 몇년새 급증한 북한 유령선에 대한 현지 언론 보도와 전문가 논평, 탈북자들과의 인터뷰 등이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이 영상에는 2017년 일본 해안가로 쓸려온 어선에서 북한 국적으로 추정되는 남성 8명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담당했던 일본 정부 관계자의 인터뷰와 일본인 취재 기자의 이야기도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일본은 당시 어선에서 발견된 물건들과 유해를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 당국에 보냈고, 신원 확인 절차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유해를 송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영상에서 탈북자들은 경제 사정 악화로 외화 벌이를 위해 어선 등록증을 소유한 부유한 북한 주민들이 어부들을 고용해 위험한 조업에 내보내고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탈북자 : 공공기업소들, 외화벌이 사업소잖아요. 바다 나갈때 '그냥 들어와라'가 아니고 할당량을 맞춰야 돼요. 제가 알기로 350마일 부터는 일본 수역이라고 들었어요. 오징어를 잡으려면 어쩔수 없이...

특히 배를 탄 경험이 적은 초보 어부들이 날씨와 관계없이 조업에 나서다 보니 해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할당된 어획량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수개월씩 바다에 떠돌면서 멀리 일본 수역까지 간다는 것입니다.

한 탈북자는 2013년부터 급격히 북한 어선의 출몰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이전보다 배의 속도가 향상되면서 한번 출항해 진출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일본 해역에서 발견된 북한 어선은 2014년 65척, 2015년 15척, 2016년 66척, 2017년 104척에서 2018년 200여척으로 급증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운 좋게 일본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출된 북한 어부들은 대부분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는데 이때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엄격한 조사를 받습니다.

우선 해외에서 북한 정권을 망신시켰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해외에 나가있는 동안 포섭돼 간첩 훈련을 받지 않았는지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친다는 설명입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 교수는 이 영상에서 목숨을 건 북한의 불법 조업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더라도 ‘생존’을 위해서는 북한 당국도 이를 방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