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북-중간을 운행하는 국제열차 승무원을 통해 고향의 가족들에 선물이나 현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중간을 운행하는 국제열차 승무원들이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주민들과 본국의 가족을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소식통은 “이번 (양력)설에 중국에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북조선 사람들이 국제열차 승무원을 통해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명절선물을 보낸 경우가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중국 단둥과 베이징에는 이들 승무원들과 연계해서 수수료를 받고 북조선에 물건을 배달해주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설 업체가 상당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단둥과 베이징에서 북조선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이 사설 업체들은 입소문을 통해 중국거주 북조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있다”면서 “북조선 주민들이 이들 업체에 물건을 맡기고 수수료를 지불하면 물품들은 국제열차 승무원에 전달되어 북조선의 가족, 친지에게 배달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제열차 승무원이 전달할 수 있는 물품은 가로 세로 높이가 20cm를 초과하지 않는 작은 물품이나 현금으로 한정된다”면서 ”열차 승무원이 물건이나 현금을 배송해주는 일이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국제열차 승무원들이 공식적으로 상부의 허가를 받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열차승무원들은 물품 및 현금 전달 일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부분을 상부에 상납함으로써 이 같은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암묵적인 허락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국제열차 승무원을 통해 물건을 보내는데 드는 수수료는 물품 가격의 15% 정도로 매우 비싼 편”이라면서 “수수료가 비싼 대신 물품은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수수료 15% 중 5%는 북조선에 보낼 물품을 매집하는 중국 업자(사설 조직)의 몫이고 나머지 10%는 열차승무원 몫인데 그중 5%는 상납금이고 나머지 5%가 승무원의 순수한 몫”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에서 국제열차승무원을 통해 북조선에 배달되는 물품은 주로 신의주와 평양지역에 집중되어있지만 수수료를 더 지불하면 평양과 신의주를 벗어난 외곽지역도 가능하다”면서 “평양과 신의주를 벗어난 지역에 물건을 보내려면 열차에서 내려 릴레이식으로 써비차 운전수들로 하여금 이 물건을 최종 수취인에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일이 매우 시끄러운(복잡한) 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열차 승무원을 통해 중국에서 북조선 내부로 빠르게 물품을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은 북조선에도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된 덕분”이라면서 “북조선에 물건을 보낼 때 받는 사람의 이름은 가명을 적더라도 받는 사람의 휴대 전화번호는 정확하게 기재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제열차 승무원을 통해 물품을 배달할 수 있는 노선은 평양-단둥 노선과 평양-베이징을 운행하는 열차로 이들 노선의 승무원들은 모두가 가능하다”면서 “베이징-평양간에는 주 4회, 단둥-평양 구간에는 주 3회의 국제열차가 각각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