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이 채소값이 비싸 김장을 하지 못한 채 불안감에 싸여 있다는 소식입니다. 겨울식량으로 불리는 김장은 1년중 가장 중 요한 행사로 대부분 11월 중순까지 김장을 마쳐야 하는데 많은 주민 들이 아직까지 김장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내부소식 박정연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일 "함경남도의 여러 지역들에서는 해마다 11월 7일까지는 겨울 김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라면서 "그러나 김장철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새 값이 너무 비싸 수많은 세대(가구)가 김장을 포기하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사람에게 있어서 김장은 반년 식량을 장만한다는 의미에서 알곡식량이나 화목을 장만하는 것만큼 중요한 월동준비 중의 하나"라면서 "특히 주민들은 식량이 부족할 때일수록 무 통지(통무김치)나 배추 김치를 넉넉하게 담아 저장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함경남도 함흥시 장마당에서 배추 가격은 구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kg당 1600원, 무는 1kg당 1,000원으로 각각 작년에 비해 300원이상 올랐다"면서 "남새 값이 좀처럼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은 월동준비를 하지 못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 겨울은 특히 전반적으로 농사 작황이 나쁘고 수입도 중단되어 (식량)문제가 작년보다 훨씬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예고되어 집집마다 매우 걱정하는 분위기"라면서 "올해 같이 먹는 문제가 위태로운 해에 김장까지 못하게 되니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황해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일 "한창 김장철인 요즘은 어딜 가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반년식량 마련인 김장이 대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그나마 형편이 되어 조금이라도 김장을 한 사람들은 아직 김장에 손도 대지 못한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는 비료와 농약이 없다 보니 병충해에 약한 배추 농사가 다른 작물에 비해 좋지 않았다"면서 "그래서인지 도내 장마당들에서 배추는 1kg당 1500원, 무는 1kg당 800원으로 작년보다 20%가량 비싸고 이 때문에 지역마다 김장을 못하게 되었다는 주민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뙈기밭(텃밭)이라도 일구어 비록 벌레가 많이 먹었지만 텃밭에서 나온 배추와 무로 부족하나마 김장을 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텃밭도 없이 오로지 남새를 구입해서 김장을 해야 하는 주민들은 남새값이 도무지 내려 갈 기미를 보이지 않아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며칠 전 만난 한 지인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형편이 어렵다 해도김장을 몇 독(항아리)씩 해 놓고 겨우내 가족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줄 수 있었는데 올해는 김장마저 못하게 되었으니 이게 무슨 꼴이냐'며 한탄했다"면서 "김치라도 있어서 겨우내 부족한 식량에도 끼니를 이어갈 수 있었는데 김장마저 못하게 되면 이 겨울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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