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서 염소 들여와 낙농목장 조성중

0:00 / 0:00

앵커 :북한이 러시아산 염소 447마리를 들여왔습니다. 유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해 식량난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러시아 축산농수산물 검역기관인 로셀호즈나조르는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에 살아있는 염소 447마리를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셀호즈나조르의 검사관들은 레닌그라드 지역에서 북한의 나선시로 향하는 447마리의 염소에 대한 수의학적 및 위생 조건의 준수 여부를 검토했다며, 보내진 염소들은 숫염소 432마리와 암염소 15마리라고 확인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남포시의 구역, 군들에 능력이 큰 염소목장들이 새로 일떠섰다”고 공개하면서 “시 안의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을 원만히 보장할수 있는 토대가 다져지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에서는 염소목장들에 필요한 설비들을 갖추는 것과 함께 우량품종의 염소마리수를 늘여 젖제품 생산을 늘이기 위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1년 6월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국가적 부담으로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젖 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을 공급하는 것을 당의 정책으로 수립"할 것을 강조한 이후 꾸준히 젖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해왔습니다.

북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에 우유를 주로 생산하는 젖소와 염소의 개체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축산 전문가인 사단법인 굿파머스연구소 조현 소장의 말입니다.

조현 소장 : 북한 젖소 사육두수가 많지 않아요. 한국은 젖소만 500만 마리 이상인데 북한은 전체 소 사육두수가 45만 마리 정도 될 겁니다. 그 중에 젖소는 또 5% 미만입니다. 젖소보다 염소 젖이 지방과 당의 함량이 높아요. 북한에서 이렇게 중요한 염소인데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거든요.

조현 소장은 외국산 우량품종 염소를 들여오는 것을 하나의 개선 방법으로 꼽았습니다.

조현 소장 :문제는 품종입니다. 북한에서 키우는 몇 가지 염소 종이 있어요. 자넨종, 조선염소, 사모아… 이런 것들이 20~30년 전에 들어와서 퇴화가 되었어요. 북한이 외부와 교류가 없으니까 동물들이 근친교배를 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세계를 보면 마릿수나 젖 생산량이 높은 염소 품종이 많거든요. 지금부터 관리법을 조금만 바꾸면 확실하게 (개체 수를)다시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는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998년에 현대 정주영씨가 소 500마리 데리고 북한 간 적이 있는데 그때도 북한이 소를 잘 사육하지 못해서 대부분 죽었다”며 “염소는 소보다 비교적 사육이 쉽지만 잘 관리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북러간 밀접한 관계 사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염소를 들여와도 북한 경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관련 기사

북, 공장기업소에 염소목장 ‘풀김치’ 과제 부과

북 주민, 어린이 젖제품 공급시책에 불만 토로

북한은 과거 식량난을 개선하기 위해 독일산 대형 집토끼를 수입해 사육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2007년 당시 칼 슈즈몰린스키 토끼 사육 전문가는 독일산 토끼 사육 방법을 지도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슈즈몰린스키 씨는 “독일산 집토끼는 토끼 종류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며 토끼 한 마리당 약 7㎏의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이 토끼는 식성이 좋고 잘 자라 사육하기 좋기 때문에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북한 청진이 고향인 김수경 씨도 “토끼 고기와 가죽을 당에 바치기 위해 학교와 집에서도 각각 토끼를 사육해야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김수경 씨 : (제가 어렸을 때)저 같은 아이들은요. 토끼 고기를 바칩니다. '풀과 고기를 바꿀 데 대한 우리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교시'를 받들고 아이들은 그 풀을 뜯어서 토끼를 먹이면 토끼는 우리에게 따뜻한 털과 고기를 주는 거죠. (토끼)가죽을 벗겨서 또 바치게 되면 군대들이 왜 인민군이 입고 그 겨울 정복 있잖아요. 그 안에다 토끼털 이렇게 대주고 토끼털 모자도 할 수 있고. 그리고 그 토끼 고기는 인민군대에게 가는 거예요.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