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정부, 공무용 선박으로 돈벌이 나서

0:00 / 0:00

앵커: 북한 평안북도 신도군 지방정부가 간부들의 공무출장용 선박을 주민들이 유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렇게 확보된 자금은 지방정부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도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4일 "요즘 신도군 섬에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에는 며칠에 한 번씩 중소형 선박이 유료로 운행되고 있다"면서 "선박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도군과 신의주를 오가며 장사하는 장사꾼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배는 원래 신도군 간부들이 공적 업무로 육지로 이동할 때 거의 무료(국정가격)로 타고 다니던 공무용 선박"이라면서 "그런데 올 봄부터 선박을 관리하던 지방정부가 선박 이용료를 시장가격으로 제시하고 일반 주민들도 요금만 지불하면 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선박은 장사꾼이나 주민 전용으로 운행하는 것은 아니며 신도군 내 공장이나 농장 간부가 도당으로 회의하러 가거나 출장업무가 제기되면 장사꾼들과 간부들을 함께 태우고 운행하고 있다"면서 "이 배는 보통 3~5일에 한번 정도 운행하고 있으며 선박 운행 날짜가 되면 약 30명 정도의 장사꾼들이 모여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신도군에서 출발한 선박을 이용해 압록강을 통해 신의주까지 가는 비용은 일인당 내화 5천원, 장사짐이 있을 경우 한 개당 사람 몸값만큼 5천원 비용이 추가된다"면서 "선박을 운행해 벌어들인 자금은 지방정부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육지와 떨어진 신도군 섬 지역에서 간부들과 주민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반드시 배를 타고 압록강을 건너야 한다"면서 "신도군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선박은 공용선박이어서 공적 업무로 이동하는 간부와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은 몇몇 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장사 등 사적인 목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주민들은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선박을 타지 못하고 신도군에서 가까운 용천군을 오가는 어선을 몰래 이용해 용천에 도착한 후 다시 용천에서 신의주로 이동하는 서비차를 타고 다니며 장사를 해왔다"면서 "그런데 신도군 지방정부가 신의주로 직행하는 공무용 선박을 시장가격으로 돈을 받고 운행하면서 장사꾼들이 신의주 신도 사이를 이동하기가 훨씬 용이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도군의 이 같은 조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장마당이 크게 위축되면서 지방정부가 거둬 들이던 시장사용료가 대폭 감소했고 따라서 지방정부 운영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요즘 각 지방정부들은 어떻게 해서나 자체 수입을 올리기 위해 온갖 궁리를 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