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은 2019년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리에 첫 대규모 남새온실(비닐하우스)농장을 건설하며 경성군과 도내 인민들이 크게 덕을 볼 것이라고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경성군 주민들은 온실농장에서 생산한 남새를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경성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8일 “중평리에 남새온실농장이 생긴지 2년이 지났다”며 “당국은 온실을 건설하면서 경성군과 함경북도 주민들이 덕을 크게 볼 것이라고 요란하게 선전했지만 온실에서 생산된 남새(채소)는 우리 같은 서민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에 노동신문은 중평남새온실농장이 작년에 오이, 토마토, 부루(상추), 쑥갓을 비롯한 1만여톤의 신선한 남새를 생산해 도내 인민들에게 공급했다고 선전했다”면서 “하지만 정작 온실농장이 있는 경성군의 일반 주민들은 온실농장에서 생산한 남새를 공급받아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온천과 아름다운 자연풍치를 간직한 경성군은 오래전부터 명승지로 유명한 살기 좋은 곳이었다”며 “온포(경성군 온포리)에 있는 특각(김정은 일가 전용 별장)을 지키기 위해 호위사령부 1개 여단이 주둔하고, 나남에 있던 9군단 본부가 옮겨오고, 공군 4사단 본부가 들어오는 등 경성에 주둔하는 군부대가 대폭 늘어나면서 그 흔하던 남새마저 귀한 고장이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그러기에 읍내(경성군 경성읍) 주민들은 2년전 중평리의 넓은 부지에 수백 동의 온실농장이 새로 건설된다는 소식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며 “1년 넘게 진행된 건설공사에 군내 주민들이 자주 동원돼 일을 했으나 후에 남새를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온실농장이 완성된지 2년이 넘었지만 도내 주민들은 고사하고 경성군내 주민들조차 온실에서 생산된 남새를 한번도 공급받지 못했다”며 “온실농장에 다니는 친구로부터 농장에서 생산한 남새의 대부분이 9호 제품으로 선별돼 열차에 실려 평양으로 올라간다는 말을 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평남새온실농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제일 크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온실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겨울 북방의 추위에 온도 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수십 개 동의 온실에 새로 심은 남새 모가 다 얼어버리는 바람에 소동이 벌어졌다는 말도 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관련 경성군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1일 “지금 함경남도 함주군에서도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면서 “온실농장이 완공돼도 그 곳에서 생산된 남새를 먹어보지도 못할 함주군 주민들이 건설 공사에 동원되어 고생하게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평리에 온실남새농장을 건설하는 동안 읍의 가두 여성들이 건설 현장에 수차 지원을 나갔고 온실에서 사용할 부식토도 수집해 보냈다”며 “그렇게 고생을 많이 했지만 온실농장에서 수확한 남새는 한번도 공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온실을 짓는데 흙 한 삽 뜬 적이 없는 높은 간부들은 온실농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며 “우리 동네에 군당 책임비서, 조직비서, 안전부장 등 군내 간부들이 사는 간부 사택이 있는데 그 곳에는 한겨울에도 며칠에 한번씩 남새온실농장에서 수확한 신선한 오이, 쑥갓, 부루 등 남새를 실은 차가 들어온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가끔 온실농장 앞을 지나가다 보면 항상 당기관, 사법기관 등 힘 있는 기관과 군부대 번호를 단 간부 차들이 정문 앞에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남새 온실이 지역 인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특권층과 간부들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에 이어 앞으로 모든 도에 남새온실농장을 크게 짓는다고 선전하는데 아무리 온실을 번듯하게 많이 지은들 뭐가 달라지겠냐”면서 “우리 같은 일반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중평리 남새온실 농장은 약 200정보의 부지에 들어서 있는데 300여동의 온실과 양묘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농장은 최근 시범적으로 꾸려진 첫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로 북한 당국은 지난주에 함경남도 함주군에 두번째 온실건설 착공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