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원산-함흥 고속도로 건설에 중국투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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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대외경제성이 원산-함흥 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중국 측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지만, 투자금 상환 문제를 놓고 양측 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강원도 원산과 함경남도 함흥 간 고속도로 구간은 약 112㎞로 수십억 달러의 공사비용이 필요합니다. 고속도로를 신설중인이 공사는 김정은 정권이 공식 출범한 2012년 착공됐지만 자금난으로 부진하다가 2019년 중국의 투자 결정으로 완공을 기대했었으나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투자가 중단됐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새해 들어 대외경제성 대표단이 원산-함흥 고속도로 건설에 중국투자를 다시 유치하느라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대외경제성은 수출입 무역과 외자 유치, 경제개발특구 관련 업무를 관할하는 한국의 통상교섭본부에 해당되는 중앙행정기관입니다.

원산-함흥 고속도로 공사비용은 중국 돈으로 56억 위안(미화 7억 7,599만 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2019년 중국이 이 돈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코로나로 무산된 것을 대외경제성이 다시 성사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중국은 원산-함흥 고속도로 공사에 56억 위안을 투자하면 투자금 상환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까박을 붙여(따지고 들어) 조선대표단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에 주재한 대북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19년 원산-함흥 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중국투자는 중국 측의 제의로 시작됐다”며 “미국으로 쏠리는 조선(북한)을 끌어당기려고 그런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된 데 이어 2019년 2월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두 번 째로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되자 중국이 먼저 나서 원산-함흥 간 고속도로 건설에 투자하겠다며 영향력을 미치려 했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당시 중국의 투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하다 코로나가 터지며 중단됐다”며 “코로나 방역이 해제되면서 올해 초 다시 대외경제성이 중국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북한)는 원산-함흥 고속도로 완공에 필요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금(현금)을 중국이 제공하길 원하고, 중국 측은 공사에 필요한 시멘트를 생산하는 (북한)시멘트공장에 설비를 투자하고, 중국건설업체가 직접 원산-함흥 고속도로 건설을 해주는 대가로 정광이나 아연 등 (북한의)광물을 투자 상환금으로 받겠다고 요구해 양국 간 마찰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당시에는 중국이 56억 위안을 대고 상환금도 언제까지 갚아야 한다는 조건없이 양국 간 친선관계로 투자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와 2010년대 중국은 북한의 탄광과 광산 등에 중고 설비와 식량 등을 투자하고 석탄과 광물을 투자 상환금으로 가져갔는데, 이 경우 북한기업은 중국으로부터 중고설비는 비싸게 받고 지하자원 광물은 국제시장의 절반가격으로 중국에 줘야 해 손해가 큽니다.

이에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원산-함흥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투자금을 외화로 받아 3 년 후 외화로 상환하는 계약을 원하고있지만, 중국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지연되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북한은 지하자원을 수출하여 얻은 외화로 상환하거나 어업권을 임대해주는 방식, 혹은 라진 등 경제특구에 토지를 임대해주는 다양한 방식을 제의하고 있는것으로알려졌습니다.

한편, 원산-함흥 고속도로 건설은 김정은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원산 관광특구 조성사업에도 중요하지만, 함흥 일대 동부전선 주변 도로를 확장해 유사시에 대비하려는 측면도 있어 북한 당국은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