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승마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국제대회에 참가한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 승마 경기 진행자 : 오늘 설 명절을 맞으며 승마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 여기 미림승마구락부를 찾아주신 여러분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듬해인 2013년 10월 미림승마구락부를 꾸리고 조선마술협회 주최로 ‘승마애호가경기’를 개최하는 등 승마 활성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달 초 북한 대외선전매체 ‘내나라’는 “(평양) 미림승마구락부가 준공되여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며 “도심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승마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초 김 총비서가 백마를 타고 질주하는 화면을 공개하는 등 승마를 체제선전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승마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북한이지만, 정작 국제대회 참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국제승마연맹(FEI)은 1일 북한의 올해 국제승마대회 참가 가능성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북한은 국제승마연맹 회원으로 가입한 2018년 말 이래 국제승마대회에 참가 신청을 낸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국제승마연맹은 “현재까지 북한이 등록한 승마 선수나 말이 없다”면서 “자세한 사항은 북한의 조선마술협회에 문의하라”고 밝혔습니다.
또 국제승마연맹은 “북한과 같은 가맹국의 연간 회원비는 연맹에 등록된 말과 선수의 수, 그리고 행사 수를 기준으로 산정된다”며, “7급 회원(Level 7)으로 분류된 북한은 연간 500 스위스프랑(미화 약 560달러)의 연회비를 납부하고 회원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맹규정에 따르면 회원자격 유지를 위해 반드시 말과 선수를 등록하도록 요구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제승마연맹에는 곽재용(KWAK Jae Yong)과 리동준(RI Tong Jun)이 조선마술협회 회장과 서기장으로 각각 등록돼 있습니다.
반면 1952년부터 국제승마연맹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한국은 14명의 승마선수와 7필의 말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세계 승마계를 통할하는 국제스포츠단체로, 총 10개 승마 종목을 관리·관장하고 있는 국제승마연맹에 가입하면 국제행사를 주최할 권리와 매년 열리는 총회 투표권을 갖게 됩니다.
한편 러시아 연해주 농축산감독청은 올해 초 홈페이지를 통해 ‘오를로프 투로터’ 품종의 말 51마리를 북한에 보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15년 61마리의 말을 북한에 수출한 뒤 가장 큰 규모의 말 수출이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