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덕온천휴양지건설로 농민 피해 심각

사진은 중앙통신이 공개한 양덕온천지구 전경.
사진은 중앙통신이 공개한 양덕온천지구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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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7일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된 북한 양덕온천휴양지구 공사로 인해 인근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민들이 일궈놓은 개인 소토지에 승마장과 공원 등 온천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농민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8일 “위에서(김정은이) 직접 틀어쥐고 강제로 진행한 양덕온천휴양지건설이 준공되었지만 양덕군 농민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온천장과 관련된 봉사시설들이 농민들의 삶의 터전인 농경지에 건설되면서 올해 양덕군 농장들의 알곡수확량이 기존생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승마장, 승마공원 등 체육시설기지들이 농민들이 살고 있던 주택과 뙈기밭들을 밀어내고 건설되어서 수많은 농민들이 정든 집을 내주고 떠나야 했다”면서 “살던 주택을 몰수당한 농민들에게는 준공식 이후 살림집이 배정되었지만, 온돌을 비롯한 내부공사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 당장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한숨만 쉬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특히 농민들에게 배정된 살림집은 1개동에 4세대가 함께 살도록 되어 있어 채소를 심어 먹을 한 뙈기의 땅도 없다”면서 “지금까지 산골에서 산비탈을 일궈 뙈기밭을 마련하고 옥수수 농사로 근근이 살아왔던 농민들에게는 양덕군 온천휴양지와 관광시설이 생계수단을 앗아가 버린 재앙과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산으로 둘러싸인 양덕군에 살고 있는 농민들이 다시 뙈기밭을 일구어 농사를 짖자고 해도 양덕군 일대는 최고존엄의 현지시찰 지역으로 특별관리되고 있어 함부로 땅을 파헤치지 못한다”면서 “인민의 휴양기지, 봉사기지라고 선전되고 있는 온천문화휴양지는 김정은의 치적 쌓기를 위해 농민들을 배고픔으로 내모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산골지역인 양덕군에 온천휴양지 종합시설과 승마장을 건설하느라 숱한 군인들이 고생을 했다”면서 “양덕 온정리를 비롯한 여러 지역들은 철도와 도로가 발달되지 못해 어린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이 인력으로 모래와 시멘트, 흙마대를 등에 지고 나르며 공사에 강제 동원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여러가지 악조건에서 시작된 양덕온천휴양지 건설은 방대한 공사규모에도 불구하고 일년 내에 끝내라는 당중앙(김정은)의 지시로 노동안전규정도 적용되지 않아 지하구조물 공사와 온천공사현장에서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이 속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 당 선전매체들은 양덕군에 건설된 온천휴양지와 승마장이 인민의 휴양지라며 떠들고 있지만 일반 주민은 온천 욕장에 들어 갈 수도 없고 더구나 승마장에서 말을 탄다는 건 생각지도 못한다”면서 “양덕온천휴양시설은 과연 누구를 위한 시설이냐며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원망의 소리가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한국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7일 준공식에서 "양덕온천문화휴양지의 완공은 가장 정확한 영도력과 가장 위대한 향도력으로 막아서는 온갖 도전을 맞받아 뚫고 나가는 조선노동당만이 안아올 수 있는 빛나는 결실"이라며 "이런 문명을 바로 인민군군인들의 손으로 건설한 것이 더욱 기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