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최대 기념일 중 하나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 4월 15일이 지났지만 김정은 총비서의 참배 모습 대신 새 주택건설 준공식이 관영매체를 장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어려운 경제 여건 속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선전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 총비서는 이번 태양절에 선대들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 총비서의 집권 기간 중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은 이래 두 번째입니다.
관영매체는 대신 16일 김 총비서가 고위 관리들과 함께 평양 내 주택 1만 세대를 건설하는 현장을 찾아 성대한 준공식을 치른 소식을 사진과 함께 실었습니다.
미 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김 총비서가 주요 기념식에 참배 행사를 하지 않은 것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그러면서 김 총비서가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 김 총비서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강한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준공식 같은) 종류의 행사가 널리 보도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그러나 김 총비서가 참배하지 않은 것이 지난 70년간 이어진 선대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립적인 권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컨설팅업체 LMI의 정책실무담당자인 수 김 전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총비서가 태양절에 참배 대신 주택건설을 대대적으로 선전한 것은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현실을 방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분석관은 김 총비서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있고, 이에 대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한편 탈북민 출신인 이현승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최대의 명절인 태양절에 일반 주민들과 노동당 간부들이 반드시 김일성 동상을 참배해야 하는 관행 속에서 정작 북한의 지도자인 김 총비서가 참석하지 않은 것은 선대에 대한 충청심이 떨어졌다는 인상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