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살림집 야간 준공식에 주민들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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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6일, 김정은 총비서가 평양 화성지구 1만호 준공식 테이프를 끊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화려한 축포가 쏘아올려지면서 야간에 진행된 준공식 행사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제8차 당 대회(2021.01)에서 평양 5만호 살림집 건설 5개년계획(2021-2025)을발표했습니다. 해마다 평양시민들에게 1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지난해 4월 송신·송화지구 1만호에 이어 올 4월 또 다시 화성지구 1단계 1만호가 준공돼 총 2만호가 완공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로부터 쓴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7일“어제 평양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1호행사로 진행된 내용을 노동신문으로 보았다”면서“해당 소식에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화려한 축포가 쏟아지는 야간에 최고존엄이 평양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테이프를 끊는 사진을 보니 무슨 돈이 많아서 살림집 준공식에 축포까지 쏘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평양 살림집 건설사업은 김일성시대에 이어 김정일시대, 김정은시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처럼 야간에 축포를 쏘면서 살림집 준공식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준공식 행사가 야밤에 1호 행사로 진행됐으니, 그 행사에 참가한 청년돌격대원들과 주민들은 행사준비에 동원되느라 얼마나 피곤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지난해 착공된 평양 화성지구 1단계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야간에 진행된 소식을 어제 텔레비죤 보도(8시)에서 보았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민족최대의 경사스런 태양절(4.15)을 뜻 깊게 경축하는 인민의 환희를 분출시키며 지난 4월 16일 화성지구 1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김정은 총비서의 참석 하에 진행됐다”고 선전했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선전에 지방 주민들은 해마다 수도 시민들에게 1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해 공급하는 것은 좋지만, 건설자재와 노력을 지방에서 부담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특히 주택공급에서 평양과 지방에 대한 차별화 정책을 비판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올 4월 진행된 평양 화성지구 1단계 1만호 준공식이 화려한 축포로 야경을 장식하며 진행된 것을 두고 지방 주민들은“하늘에 쏘아버린 축포는 비싼 외화로 사들인 게 아니냐며 쓴 소리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도 평양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착공되어(2월) 건설자재와 노력이 지방 공장기업소와 주민 세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어 너무 피곤하다는 반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