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영상점서 건자재 판매 일원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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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당국이 개인 돈주들의 건자재 직수입을 금지하고 무역회사가 운영하는 국영상점에서 건설자재를 구매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자재 유통구조를 바꿔 건자재 수급과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요즘 중국 단둥 세관을 통해 들어오는 물류 중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이 아파트 건설용 건자재”라며 “창문 틀, 전기선, 합판 등이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중국산 건자재를 개별 투자자(돈주)들이 주문하면 무역회사가 중국산 건자재를 수입해 평양 등지의 아파트 건설 현장까지 트럭으로 직접 실어다 주었다”며 “하지만 최근 중앙에서 무역 회사들에게 수입한 건설자재를 건설현장에 직접 공급하지 말고 무역회사 소속의 국영상점에 모아 놓은 다음 필요한 구매자들이 구입해가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봄철이 되면서 평양 만경대구역과 락랑구역에서는 아파트 건설이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조선의 아파트들은 국가명의로 건설되지만 골조공사만 국가가 책임지고 내부 마무리 공사는 개인 돈주들이 투자해 공사를 끝낸 다음 아파트 판매대금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앙에서 수입 건자재 현장 직배송을 제한하고 회사별 건자재 상점에서 사다 쓰도록 조치한 데에는 건자재의 유통을 수입자, 도매상, 소비자 순서로 연결시키는 시장경제 구조에 맞게 조정하려는 것으로 이해된다”면서 “앞으로 건설자재뿐 아니라 모든 생필품을 국가 직접공급체계가 아닌 시장경제식 유통구조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동안 아파트 내부공사용 건설자재를 직접 수입해 공사를 해오던 돈주들은 중앙의 이번 조치로 필요한 자재들을 평양 통일거리에 위치한 락랑묘향상점 등 국영상점에서 외화를 주고 구매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원래 국가건설 사업은 중앙자재총국이 모든 공사와 자재 조달을 주도해야 하지만 고난의 행군 이후 건설 분야에서도 국가 공급 체계가 마비되었다”며 “국가무역회사들은 돈주들의 부탁을 받아 아파트 내부공사를 위한 건자재를 수입한 뒤 개별 공사현장에 배송해줌으로써 공사기간을 단축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이번 조치로 개인 건설업자들은 하는 수 없이 국영상점에서 건자재를 구입해 쓰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 불만이 많다”며 “하지만 모든 수입 건자재는 일단 국영상점들에 집결되기 때문에 여태껏 지역과 시기에 따라 들쭉날쭉 하던 건자재 값이 안정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개인과 무역기관들이 중구난방 식으로 수입하던 건자재를 도매상 격인 국영상점들이 일괄적으로 공급하게 되면 시장경제식 유통단계를 확립한 셈이어서 건자재의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