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음력설을 맞아 특별경비까지 선포했지만 양강도 혜산시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부분 강도 사건으로 최근 부쩍 나빠진 경제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음력설을 맞으며 중앙에서 25일부터 31일까지 한주일 간을 특별경비 기간으로 선포했다”며 “특별경비의 목적은 명절 기간, 있을 수 있는 사건사고를 사전에 미리 막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기관기업소마다 간부들을 책임자로 특별경비가 조직되었다”며 “안전부(경찰) 순찰대와 노동자규찰대도 야간 경비와 순찰 활동을 배로 늘였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역시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서는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며 “특별경비까지 조직되었지만 오히려 평일보다 사건사고가 더 많았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특별경비기간인 26일에는 보천군 가림리에서 군인들의 자동차가 굴러 6명이 사망했다”며 “도벌한 통나무를 싣고 도주하던 차량은 보천군 안전부의 오토바이 추격을 벗어나기 위해 무리하게 속도를 내다가 복개봉 산기슭에서 추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량의 운전칸에는 운전수와 소대장이 타고 있었고, 적재함에는 병사 4명이 타고 있었다”며 “이들은 혜산시 검산동에 위치한 인민군 8총국 군인들로 통나무를 팔아 명절 준비를 하려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또 소식통은 “27일 오전 11시경에는 혜산시와 갑산군 경계에 있는 안간령 도로에서 오토바이 2대에 나눠 탄 군인 4명이 갑산군 창동 임산 (소속) 자동차를 강제로 세운 뒤 배터리를 떼어 달아났다”며 “자동차 운전칸과 적재함에 운전수와 임산사업소 기사장, 갑산군 주민 11명이 타고 있었으나 칼과 몽둥이를 휘두르는 군인들을 아무도 제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고가 난 안간령 도로는 군인들의 강도질로 유명한 도로”라며 “인근에는 ‘마흐노 부대(무정부주의자 조직)’로 불리는 인민군 43경보병 여단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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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30일 “27일 아침 7시경에 송봉동과 검산동 사이 인적 없는 도로 옆에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며 “시신은 겉옷과 신발이 모두 벗겨져 없어진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현장에 출동한 송봉동 분주소(파출소)의 안전원들은 시신의 겉옷과 신발이 벗겨지고 소지품이 하나도 남지 않은 것을 근거로 사건을 강도 살인으로 보고 있다”며 “소지품이 남지 않아 여성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음력설인 29일 새벽에는 혜산중등학원에서 역사 담당 교원(여)과 청년동맹 부위원장 학생(여)이 석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했다”며 “이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 당직실에서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중등학원은 혜산 육아원(고아원)을 졸업한 고아들이 초급중학고(중등)와 고급중학교(고등) 교육을 받는 고아원”이라며 “혜산중등학원은 고아들의 잦은 탈출을 막기 위해 평일에도 야간에는 교원과 학생들이 당직실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지난해에도 음력설 기간에 가정불화로 인한 살인을 비롯해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는데 올해 역시 마찬가지”라며 “기초적인 생계난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아무리 특별 경비를 선포하고 경비 인력을 늘려도 사건사고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