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혜산-삼지연 도로 보수공사 여전히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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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여름 복구공사를 마친 북한의 혜산-삼지연 도로 일부 구간이 다시 붕괴돼 도로에서 유실된 토사가 철길을 덮치면서 지금은 열차 운행마저 중단된 상태입니다. 두 달 이상 복구 공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월 초 한반도에 상륙한 6호 태풍 ‘카눈’에 의해 파괴되었던 북한의 혜산-삼지연(총 70Km) 도로, 주민들을 동원해 긴급 복구가 이루어 졌으나 일부 구간이 한달도 채 안돼 다시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혜산시 위연지구 화전령 부근 구간이 붕괴되었는데 여전히 복구공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염요청)은 1일 “6호 태풍의 피해를 입었던 화전령의 도로가 복구공사를 마친지 얼마 지나지 않은 8월 말에 다시 무너져 내렸다”면서 “도로에서 쏟아진 토사가 화전령 기슭을 지나는 철길을 덮쳐 현재 철도 운행까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화전령의 도로는 혜산-삼지연 도로로 불리는데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서 보천군과 삼지연시, 대홍단군, 더 나아가 함경북도 연사군과 무산군으로 연결되는 도로”라며 “이 도로의 붕괴로 자동차들은 혜산시 송봉동에서 수십리 에도는(돌아가는) 우회도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화전령은 경사가 매우 가파른 봉우리인데 기슭으로 압록강이 흐르고 그 옆에 철길이 놓여 있다”며 “도로가 화전령 중턱에 만들어져 있어 큰 비가 오거나 눈이 녹으면 산사태가 자주 발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소식통은 “혜산-삼지연 도로는 지리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한 도로인데 주변에 있는 김정은 전용 1호도로만 관심을 쏟을 뿐 혜산-삼지연 도로에는 전혀 품을 들이지 않고 있다”며 “해마다 같은 구간이 붕괴되는데 도로를 보수할 시멘트와 철근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일 “화전령의 도로 보수공사가 두 달도 넘게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현재는 도로 보수공사보다 철길로 쏟아진 토사를 처리하는 데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철길로 쏟아진 토사를 아무리 쳐낸다(치운다)고 해도 산중턱에 놓여 있는 도로의 보수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또 토사가 쏟아지기 마련”이라면서 “그런데도 양강도 당위원회는 오직 철길을 개통하는 데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양강도 당위원회가 철길 개통에만 관심을 쏟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중앙(김정은)의 질타가 두려워서”라며 “12월부터 시작되는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에 혜산-삼지연 열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철길을 개통하지 못하면 중앙에서 불호령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11월부터 눈이 내리고 겨울철에 접어들기 때문에 도로 보수공사가 늦어지면 화전령 산마루로 놓여 있는 우회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우회도로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도로여서 상태도 좋지 않은데다 겨울철엔 눈길에 의한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고 우려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