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수해 방지를 위해 배수시설 보수 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과거 관개·배수 관련 국제기구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후 중단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기구에 가입시 단기간 내 농업 관련 문제 개선이 가능하고 이는 식량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도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측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위원회가 (지난 2018년) 북한과 협력을 위해 북한 대표단을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로 향후 계획에 대한 연락은 더 이상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ICID did have a meeting with the representatives from DPRK for collaboration, however, there has been no further communication for future plans since then.)
그러면서 “북한이 위원회의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문제나, 위원회와 북한 간 협력 및 지원 방안에 대해 북한 당국과 최근 논의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There has been no recent discussions with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about North Korea's becoming a member of ICID and/or any proposals regarding cooperation and support between ICID and North Korea.)
관개, 배수, 홍수관리 분야의 전세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관개배수위원회는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현재 80여개 회원국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 2018년 2월 소식지를 통해, 같은 해 1월 25일 당시 주인도 북한 대사관의 방시언(Pang Si On) 참사와 정영룡 3등 서기관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위원회의 본부에 방문해 위원회 사무총장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Mr. Pang Si On, Counsellor and Mr. Jong Yong Ryong, Third Secretary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Embassy in India visited ICID Central office on 25 January 2018)
당시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은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나 국제행사 참여 등 북한의 관개 및 농업 인력의 역량 개발을 위한 위원회의 협력과 지원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위원회는 또 북한 대사관 측이 역량 개발 프로그램을 위해 필요한 협력 및 지원 방안과 관련해 제안서를 공유하는 데 합의했다며, 북한은 위원회 가입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2018년 8월 발간된 위원회의 69차 국제집행이사회(IEC) 회의 안건 목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북한의 회원국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당시 정영룡 3등 서기관에게 연락을 취했고 같은 해 북한 전문가들의 국제행사 참여를 지원했습니다.
특히 2018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청년 전문가들을 위한 관개 시스템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북한 전문가 2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과거 위원회 가입 논의와 관련해,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인 ‘굿파머스’ 조충희 연구소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러한 농업 관련 국제단체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충희 연구소장 : 농업이 발전된 나라들의 배수 시스템이나 기술, 설비들에 대한 기술적인 자료나 전문가들의 조언도 받을 수 있고요. (이러한 나라들의) 노하우(실질적인 경험이나 지식)를 전수받아서 짧은 시간 안에 북한의 배수 체계를 완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죠.
그러면서 관개·배수 문제를 해결하면 북한의 식량 문제를 개선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영양 상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의 김혁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농업 관련 지식 공유가 북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혁 선임연구원 : ICID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가 농업용수와 관련된 전문가 네트워크(망)라는 것이거든요… 관개·배수라는 것은 수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론들, 정책적인 측면들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네트워크가 가장 큰 핵심이라고 보여집니다.
김혁 선임연구원은 또 현재 북한이 관개수로와 배수로를 공용으로 사용하면서 폭우가 내리는 경우 수해에 매우 취약하다며, 이는 식량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관개·배수 관련 문제와 국제사회의 기술적 발전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