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국제농업개발기금(IFAD)에서 빌린 미화 약 4천만 달러를 여전히 상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은 28일 발표한 ‘2021년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의 대출 미상환액이 여전히 미화 약 4천만(39,957,000)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은 앞서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소액대출사업을 실시해, 조선중앙은행과 지방은행을 통해 총 약 5천50만 달러(50,496,000)를 북한에 빌려줬습니다.
북한은 이중 1천50만(10,539,000) 달러를 상환했지만 나머지는 여전히 미상환 채무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은 당시 북한 저소득층 농민과 여성들에게 소액자금을 대출해주면서, 비단과 원단 생산을 위한 양잠 개발이나 축산업 복구, 고지대 식량안보 등 3대 사업을 지원했습니다.
이 사업은 국제농업개발기금이 북한 조선중앙은행에 기금을 전달하면 이를 지방은행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대출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북한의 대출금과 관련해 질베르 웅보 국제농업개발기금 총재는 지난 2019년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2016~2017년경 ‘돈을 줄 준비가 돼 있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결국 대북제재 때문에 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최유정 전문연구원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국제결제시스템망(SWIFT·스위프트)에서 완전히 퇴출 당하면서 이후 이 같은 발언이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국가 간 자금거래를 위해 설립된 국제은행간통신협회인 스위프트는 지난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로 북한 은행들의 자금거래를 차단했는데,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유정 전문연구원 : 그런 (스위프트) 제재가 있으니까 북한이 물론 상환 능력도 없겠지만, 능력이 있어도 그런 대규모 송금을 하기가 어렵고…
최유정 전문연구원은 또 북한이 4천만 달러 상당의 대출금을 현금으로 갚는 방안도 있지만, 이 역시 송금 방식과 북한의 상환 능력 면에서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전체 채무액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북한의 상환 능력을 넘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국제농업개발기금의 대북 지원사업은 2008년 이후 제재 등의 이유로 중단됐습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은 2008년 북한지원사업을 마무리하며 발표한 평가보고서에서, 평양에 상주하는 국제농업개발기금 직원이 없어 공정한 대출과 상환에 대한 감시가 어려웠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1월 자유아시아방송(RFA) 취재 결과 북한은 여전히 영국과 체코,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등 여러 국가에 부채를 상환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 국가 역시 북한의 부채를 탕감해 줄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