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위장한 북 IT 노동자 중국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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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북한 정보기술 노동자들의 미 기업에 위장취업한 사례가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도운 조력자들의 기소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법무부는 8일 북한 IT(정보기술) 노동자를 미국인으로 속여 미국과 영국 기업에 취업할 수 있게 도운 30대 미국인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법무부로부터 획득한 ‘기소장’에 따르면 테네시주에 사는 매슈 아이작 크누트는 북한 노동자들이 미국인인 것처럼 위장하도록 도왔습니다.

그는 내슈빌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북한 노동자들에게 미국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는 '노트북 농장'을 운영했는데, 이를 통해 노동자들은 미국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이를 통해 2022년 7월부터 2023년 8월까지 25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상당부분 도용된 신분으로 세무 당국 등에 허위 신고됐다고 명시됐습니다.

특히 기소장은 북한 노동자의 근거지가 ‘중국’과 연계돼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누트가 북한 노동자들이 번 돈을 중국인으로 위장한 북한노동자의 금융 계좌로 세탁하기로 공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소장은 크누트와 북한 노동자들 사이 거래 과정을 공개하면서 지예 수(Jiye Xu), 팅 선(Ting Sun), 진 청롱(Cheonglong Jin) 등 중국이름으로 된 3개의 중국 계정이 등록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계정들 중 2개의 계정은 ‘지양 유지(Jiang YuZi)’로 알려진 북한 노동자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 계정으로 자금을 보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미국인의 지위를 얻기 위해 중국인으로 위장한 겁니다.

기소장은 “북한에서 해외로 파견된 IT 노동자는 수천 명으로 추산된다”라며 “또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신의주를 포함하여 북한 내 도시에서 약 1천 명의 북한 IT 노동자가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RFA 취재진은 지난해 8월 한 대북소식통을 통해 해외 주재 북한 해커들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장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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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산하 사이버 보안 기업인 맨디언트의 마이클 반하트(Michael Barnhart) 수석 분석가입니다.

반하트 분석가 :우리가 본 활동의 양과 규모에 따르면, 북한의 IT 노동자들은 포춘 선정 500대 기업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들은 돈을 모아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사업을 돕도록 장려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미 정부는 미국 회사에 위장 취업해 북한 정권에 북한IT노동자를 찾기 위해 현상금을 걸고, 북한 IT 노동자들의 위장 취업을 도운 미국 국적자 크리스티나 채프먼을 체포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