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정권, 미사일 등으로 알려진 북한에서 사람들을 분리해서 바라보자는 취지의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장마당을 많은 사람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로 재해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온종일 옥수수 밭에서 일한 뒤 집으로 가는 길에 나서는 순간 바라본 저녁노을.
할머니께서 장마당에서 사주셨던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달콤한 앵두의 맛.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을 주제로 솔직하게 그려낸 그림들입니다.

황지희 LiNK 코크리에이터(Co-Creator):처음에는 이미 한국에 넘어오신 분들이라 이런 질문이 실례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적어주신 것을 보면 실은 고향이 그립고 다시 가고 싶다, 마음 한 켠에 늘 그리움이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탈북민 구출단체인 ‘링크’(LiNK)는 18일부터 3일 일정으로 서울 성수동에서 ‘장마당 in 성수’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북한에서 시장을 뜻하는 말인 장마당을 ‘많은 사람들이 모여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이란 의미로 재해석해 전시에 반영했다는 설명입니다.
미사일이나 김정은 정권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북한 이미지로부터 북한 사람을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도록 ‘사람’에 초점을 맞춰 내용을 꾸몄습니다.
행사 준비단의 일원인 한 탈북민이 고향인 청진을 떠올리며 고른 풀과 꽃향기로 만든 향수를 나눠주는가 하면, 북한 사람들의 연애와 결혼을 주제로 그들의 삶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황지희 LiNK 코크리에이터(Co-Creator): 청진은 해산물이 많은 도시지만, 풀향기와 따뜻함 그리고 달콤함이 더 많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는 풀 냄새를, 다른 하나는 친구들과의 달콤한 추억 등 따뜻함을 표현한 향수 2가지를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주거나 북한 음식 종류를 소개하는 퀴즈,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북한 돈과 과자를 직접 접해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됐습니다.
성수동은 서울에서 가장 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이번 전시회는 그만큼 기존 북한 관련 행사와는 사뭇 다른 현 세대 청년들의 시각을 담았습니다.

박석길 LiNK 한국지부장:기존 세대의 북한에 대한 시각보다는 요즘 청년들에게 맞는 북한 이야기, 북한에 대한 시각을 반영할 수 있도록 좀 더 입맛에 맞는 지역과 장소에서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박석길 LiNK 한국지부장은 “북한에서도 세대가 바뀌면서 한국과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한국의 청년 등 평소 북한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장마당 in 성수’ 전시회는 오는 20일까지 서울 성수동 ‘공간와디즈’에서 열립니다.
지난 2004년 재미교포 대학생들의 북한 주민들을 위한 학생 활동으로 시작된 탈북민 구출 단체 ‘링크’는 지난 2012년 한국 사무소를 열고 탈북민 구출과 이들의 초기 정착을 돕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