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용의를 밝힌 것에 대해 국제사회와의 협력 아래에서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용의를 밝힌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입장을 내놨습니다. 해당 사안은 관계부처와 이해관계자,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아래에서 진행될 수 있다는 겁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일 기자설명회에서 “현재는 제재 국면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여건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며 “관련 사안들은 남북 간의 논의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한국 내부의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평양선언에 나와 있듯이 조건이 마련되는 데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여건이 마련될 수 있도록 우선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외부로부터의 전략 자산, 장비 등의 반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한미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를 평가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전 약 30분 간 이뤄진 통화에서 북한 신년사를 평가하고 미북 간의 접촉 동향을 공유했습니다. 또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 전략, 향후 한미협의 계획 등도 조율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같은 분석을 내놓은 겁니다.
태 전 공사는 한국의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김 위원장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강력한 희망을 갖고 있는데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길’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추가 핵실험과 핵무기 고도화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던 2017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핵무기의 생산, 실험, 전파, 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깰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대북제재를 해제하기 위해 핵을 전격 폐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 외교관이었던 경험으로 볼 때 북한이 그런 합리적인 사고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신년사의 문맥을 보면 2018년 초나 지금이나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하려는 김 위원장의 입장에는 한치의 변화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도 북한이 이번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거부하고 있다면서 “신년사를 통해 나온 북한의 문제 인식과 주장은 향후 미북대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연구원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암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기존 핵보유국들의 논리인 이른바 ‘4불’ 원칙을 언급하면서 핵보유국의 지위를 굳히고 있다는 겁니다. ‘4불’은 핵무기의 생산과 시험 중단, 전파와 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북한이 이번 신년사를 통해 미국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이날 신년사 분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판문점선언 1주년이 되는 4월을 앞두고 미북협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연구원은 이어 “올해 초 미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미북협상이 빠르게 진행되면 남북 사이에서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새로운 군사합의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