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혈통 지키자는 북 선전에 주민들 “배급이나 줘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을 기념하는 '제7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이 개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개막식은 지난 10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됐다.
북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을 기념하는 '제7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이 개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개막식은 지난 10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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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김일성 생일(4.15 태양절)을 앞두고 백두혈통으로 뿌리가 시작된 사회주의제도를 고수하자는 선전 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생은 외면하고 체제선전에 주력하고 있는 당국의 행태에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0일 “요즘 낙원기계공장에서 당선전부 소속 기동선전대가 각 작업 현장을 돌면서 나팔을 불고 노래와 함께 높은 생산실적으로 사회주의조선의 시조인 (김일성)수령님의 탄생일을 맞이 하자며 선전활동을 벌리고 있어 너무 시끄러워 일하는데 지장이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는 선반직장 현장에서 기동선전대가 하루 종일 선전공연을 하였는데, 설비와 부품을 선반기로 가공하던 선반공들은 선반기 옆에 서서 목청껏 노래하며 사회주의제도를 지켜내자며 선전하는 소리 때문에 선반에 집중할 수 없어 귀구멍에 몰래 솜을 막고 일하는 선반공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작업현장뿐 아니라 공장 기동선전대는 매일 아침 7시 전부터 공장 정문 앞에서 줄을 지어 서서는 붉은기를 흔들며 백두혈통으로 뿌리가 시작된 사회주의제도를 정치적 열의와 노력적 성과로 지켜내자며 선전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공장 기동선전대의 집중 공세에 노동자들 속에서는 공장 당조직에 강제로 떠밀려 당의 사상을 선전하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춤추고 노래해야 하는 20대 처녀들이 불쌍하다고 말하면서 애꿎은 여성을 앞세워 체제선전에만 주력하고 있는 당국의 행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태양절을 맞으며 함경남도에서는 도 당위원회의 조직에 따라 도 예술선전대가 협동농장에 파견되어 논밭현장에서 당의 농업정책을 관철하자는 화선식 선전활동(노동현장에서 하는 선전활동)을 벌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도 당 위원회가 도 예술선전대를 농장에 파견하고 선전선동 공세에 주력하는 것은 제1차 당 선전부문 일꾼강습회(3/28~30)에서 최고존엄이 당 일꾼들의 사상사업 본태는 당중앙의 사상을 파급시키는 선전공세, 당정책관철의 불바람을 일으키는 선동공세가 핵심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에 당 일꾼들은 태양절을 앞두고 당원들과 노동자, 농민들에게 미국의 경제제재와 코로나 후과로 나라가 어려워도 (김정은)원수님만 믿고 충성심을 다해 열심히 일하면 강성대국에서 잘 살게 된다는 정치선전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은 배급이라도 제대로 주면서 선전공세를 벌리라면서 당국의 빈말 선전에 이제는 신물이 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