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일 생일(2/16)에 어린이들에게 공급할 당과류 선물 생산이 잦은 정전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생산)기일 보장을 위해 전기 대신 공장종업원들이 자체로 마련한 화목을 때가며 겨우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부령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7일 “요즘 군 식료공장이 김정일 생일에 아이들에게 줄 선물 당과류 생산으로 매우 바쁘다”며 “1월 말까지는 생산과 포장이 끝나야 하지만 잦은 정전으로 당과류 생산이 지장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매년 선물 생산 때마다 정전으로 애를 먹고 있다”며 “군에서는 선물 당과류 생산 기일을 보장하라고 독촉하지만 정전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당과류 생산이 중단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의 시 군 인민위원회에 선물 당과류 생산과 공급을 위한 ‘선물분과’가 조직되어 있다”며 “선물분과에는 당, 행정, 사법 등 군에서 힘있는 부서 간부들이 다 포함되어 있지만 전기 부족 문제만은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정전이 되면 과자 생산은 물론 물엿을 만들거나 사탕가루와 물엿을 섞어 녹여 알사탕을 빚는 모든 과정이 멈춰 선다”며 “그럼에도 위에서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발휘해 생산 기일을 무조건 보장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선물생산을 담당한 식료공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젊은 남성들을 선발해 매일 산에서 화목을 해오도록 지시하고 있다”며 “정전이 되면 이들이 해온 나무를 때서 가동하는 가마(솥)에 내용물을 옮겨 과자를 굽고 엿 생산도 계속 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과류 선물을 생산하는 시기가 정전이 자주 되는 겨울이다 보니 죽어나는 것은 식료 공장 노동자들이다”라면서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 읍에서 멀리 떨어진 산에 나무하러 다니느라 고생하는 청년들은 당국의 선물 정치가 사람을 죽인다고(잡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백암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이달 말까지 끝내야 하는 선물 당과류 생산 때문에 온 식료공장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처럼 중국과 마주한 지역은 나라 위신 때문에 전기가 비교적 잘 공급되는 편이지만 백암군처럼 내륙에 있는 지역은 그렇지 못하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정전이 되는데 한번 정전이 되면 6시간 이상, 심지어 하루 이틀씩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백암군 식료공장에서는 전기를 믿을 수 없어 수 년 전에 이미 급할 때 나무로 불을 피워 과자를 굽고 엿을 생산하는 로를 자체로 만들어 놓았다”며 “정전이 되면 이 로에 불을 지펴 간신히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선물생산에 필요한 화목을 해결하기 위해 공장에서는 청년동맹원들로 ‘선물생산보장조’를 무었다(조직했다)”며 “이들의 임무는 매일 산에 가서 등짐으로 화목을 해오는 것인데 이들이 해오는 화목이 충분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 식료공장은 주민들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직장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특히 젊은 남자들은 매년 겨울 선물 생산 때 화목 하러 다니는 것이 싫어 식료공장에 배치되는 것을 꺼려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이 얼마 안 되는 당과류를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며 낮내기(생색)를 하고 있지만 그 뒷고생(감당)은 오로지 주민들이 떠맡고 있다”며 “언제까지 주민들이 이런 고생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