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한국 정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예의 주시하고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암호화폐 업계인데요. 북한이 보유한 암호화폐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코인텔레그래프, 비트코이너엑스 등 암호화폐 전문 온라인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무성한 추측과 소문들을 두고, 갑작스럽게 김정은이 사망하는 등 북한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북한 측이 암호화폐를 대량 매각할 가능성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에서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들은 북한이 현재 수억 달러에 달하는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꺼번에 매각할 경우 암호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전문가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망을 피하는 사이버 공격으로 6억 7천만 달러 이상의 외화 및 암호화폐를 벌어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사망과 같은 갑작스런 상황으로 불안해진 북한 지도부가 위협을 느껴 암호화폐에 대한 빠른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암호화폐의 '큰손'인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상화폐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에서 동향을 주시하는 겁니다.
최근 또 다른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의 한 기자가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김정은의 건강이 위독해지면서 북한이 보유한 비트코인을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로 옮겼다'는 농담조의 메시지를 게재했는데 많은 관련 업계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잘못된 정보들이 유포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 사망과 같은 급변사태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북한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대량 매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암호화폐 거래 기술인 블록체인 통계 조사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제스 스피로(Jesse Spiro) 정책수석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대량으로 암호화폐 매각에 나설 경우 곧바로 사법 당국에 적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모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피로 정책수석은 대량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정황이 포착되면 사법 당국에서 계좌의 자금 출처를 확인하게 되고, 북한 당국과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면 제재 위반으로 이에 대한 잠정적 동결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피로 정책수석: (대량 매각이) 기술적으로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방법을 찾는다면 찾을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북한이 암호화폐를 대량으로 매각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스피로 정책 수석은 또 체이널리시스 기술을 이용해 방대한 양의 암호화폐 거래를 추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북한에서 대량의 자금이 이동하는 정황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향후 북한 내 유사시 이에 대해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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