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금강산 내 한국측 일부 관광시설에 대한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한국 정부가 북한 당국이 금강산 내 한국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강산 내 관광시설의 소유 업체인 현대아산 측은 현재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4일 북한이 지난 2020년 1월 이후 현재까지 금강산 지역의 관광시설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한국 측에 통보해 온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2020년 1월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코로나19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금강산지구 철거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알린 이후 현재까지 추가적인 입장 표명이나 통보가 없었다는 겁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14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 당국이 한국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북측의 일방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되며, 모든 사안은 남북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일관되게 대처해 오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앞서 김정은 당 총비서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인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사업에 한국을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강산의 한국 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지시 직후 북한 금강산국제관광국은 관련 내용을 한국 정부와 현대그룹에 통보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이 보낸 통지문에는 한국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금강산 내 시설을 철거하라는 요구와 금강산 지구에 새로운 국제관광문화지구가 건설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 대면 실무협의를 하자는 한국 정부와 주사업체인 현대아산의 요청에 대해 문서교환 방식의 협의를 고집했고 지난 2020년 1월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명목으로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11일 한국 정부 및 군 소식통이 금강산 내 한국 측 일부 시설에 대한 철거 정황이 파악됐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철거 정황이 포착된 한국 측 일부 시설은 ‘해금강호텔’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해금강호텔은 현대아산의 소유로 지난 2000년 개장해 운영돼 오다가 지난 2008년 한국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문을 닫았습니다.
현재 현대아산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해금강호텔 관련 보도에 대해선 정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답변이 조심스럽다”며 “향후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협의해서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 측은 지난 2019년 2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남북교류가 중단되면서 금강산 내 시설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아산 측이 금강산 지역을 공식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2월이 마지막입니다.
당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과 임직원 20여 명이 현대아산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방북했기 때문에 시설 점검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지난 2018년 개최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계기로 금강산 내 현대아산의 시설 일부가 가동된 바 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