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한국 통일장관 후보자 “금강산관광은 제재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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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금강산관광이 대북제재에 해당한다며 사업 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1일 오후 인사청문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후보자.

권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금강산관광이 대북제재에 해당하며, 이를 재개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여러 도발을 이어가고 있고, 핵 개발도 후퇴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재에 해당하는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권 후보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이를 회피하려는 국가들에 대해 북한이 현 상태를 유지하는 한 제재를 지키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대북제재 강화에 반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 측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다 보면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진전된 태도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현 정부가 금강산 개별관광이 대북제재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재개 노력을 지속해온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강산관광이 개성공단에 비해 더 쉽게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며 차기 정부가 가장 시급히 추진할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은 바 있습니다.

권 후보자는 북한이 현재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는 문제 등 재산권 침해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문제라며, 취임 후 해당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강산 지역의 한국 측 건물들을 북한이 훼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며 “남북한 간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를 북한이 명백히 위반한 행위는 분명히 짚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한국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방적인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남북 간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표명해온 바 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직무대리 (지난 11일):북한은 해금강호텔 해체에 대해 한국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해 조속히 협의에 호응해 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북한과의 대화 동력 마련의 시급성도 강조됐습니다.

권 후보자는 통일부가 “남북관계 개선·진전·정상화를 통해 북한이 한국을 도발할 유인이나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화 재개의 동력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이나 식량 등을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전달하는 인도적 지원을 이 같은 동력 마련 방안으로 들었습니다.

권 후보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한국 내 진보·보수 정부 간에 차이가 없다면서 “문제는 인도적 지원을 받기를 거부하는 상대방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현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에 대해서는 “대북문제에는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반대로만 실행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김성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간사와 권영세 후보자를 잇달아 만났습니다.

인수위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김성한 간사와 비공개로 조찬을 하며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김 간사는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를 이끌며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의 안보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인물로, 윤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부터 외교안보분야 좌장 역할을 해와 대통령실의 초대 국가안보실장 유력 후보로 거론됩니다.

앞서 김 간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는 대북 담당으로 북핵 문제나 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만난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의 남북관계 문제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한 내에서 비대면 방식의 회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 동향과 관련해, 4월 20일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했다며 감염병 사태로 인해 북한 내 비대면 방식 회의가 2020년부터 지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에 개최된 것으로, 김덕훈 내각 총리가 지도하고 부총리를 비롯한 성원들이 참가했다”며 보통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는 1년에 3~4회 분기별로 열린다고 설명했습니다.

북중 교역 동향과 관련해서는 지난 1월 재개 이후 정상 운영 중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간에 1월 16일부터 신의주와 단둥 간 화물열차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두 지역 간 철도 화물 운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 간 교역 재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물동이 재개됐다는 소식을 들은 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오후 개성공단 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동향도 포착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 같은 동향이 도라산 전망대에서 포착됐으며, 화재 발생 1시간 이후 불길이 진화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구체적인 화재 피해 상황을 계속 파악할 예정이며, 한국 측 개성공단 기업들과 관련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