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5.1 국제노동절(국제노동자 명절)을 즐겁게 보낼 데 대한 지시를 공장, 기업소들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노동권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이러한 지시에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5.1절은 국제노동자 명절로 북한은 이날을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 노동자계급의 연대를 강화하는 기념일`로 정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북한을 `노동계급이 주인 된 세상`, `노동자의 지상낙원`이라며 5.1절을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8일 “오는 5월 1일을 맞아 당에서 각 공장 기업소에 5.1절 국제노동자 명절을 뜻깊게 보내라는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이 지시에 터무니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과거 1980년대 김일성 시대까지는 공장 기업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노동자들도 제정된 노동규정에 따라 일했다”면서 “당시에는 하루 8시간 노동과 주 5일제 근무제로 부족하나마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대가를 보장 받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공장 기업소들이 전력과 자재 부족으로 제대로 가동이 안되고 있다”면서“오히려 일부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공장에 이름을 걸어놓은 대가로 외부에서 돈을 벌어 기업소에 바치도록 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그런데 당에서 5.1 국제노동자 명절을 흥겨운 명절로 조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할 수 없이 공장에서는 노동자들로부터 먹을 것을 거두고 돈을 거둬서 5.1절 명절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오락과 공연, 체육경기를 조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은 휴무이지만 공장마다 조직적으로 노동절 행사를 진행하는데 공장에서 하는 공연과 체육경기에는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요즘 일거리가 없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당에서 시키는 사회노동에 내몰리고 있는데 노동자 명절이 즐겁겠냐”고 반문하면서 “4.15(김일성 생일) 선물생산이 끝난 식료공장 노동자들도 길닦기와 나무심기, 집짓기 등 대가도 없는 사회노동에 내몰리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중앙에서 5.1절 국제노동자절을 즐거운 명절로 보낼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면서 “하지만 마땅한 일거리도 없고 제대로 된 보수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어떻게 5.1절을 즐길 수 있겠냐”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도 소재지인 청진시에도 요즘 가동하는 공장이 별로 없다”면서“2경제 군수공업 강철생산을 위한 김책 제철소와 청진 제강소의 일부 직장이 가동될 뿐 청진시 대부분 공장들이 자재와 설비, 전력부족으로 인해 생산을 멈춘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당국은 과거 5.1절을 전 세계 피착취 노동계급15
이 자본가 계급의 악착한 이윤추구에 반대해 단결하여 투쟁한 것을 기념한 ‘노동자의 날’로 선전했다”면서“그러나 당국으로부터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는 지금 5.1절은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대부분 17세에 학교를 졸업하고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한 뒤 10 여 년간 군인으로 건설 현장 등에서 각종 노동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일반 주민들도 사회노동과 발전소 건설, 살림집 건설에 동원되는데 현장에는 8시간 노동규정도 없고 월급은 내화 2500원($0.14)이 전부입니다. 이런 실정에서 북한 노동자들에게 국제노동절이 반가울 리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월 1일자 사설 ‘5.1절이 전하는 감동깊은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5.1절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근로하는 인민의 뜻깊은 명절, 근로자의 영예와 긍지가 끝없이 넘쳐나는 명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