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중국과 러시아 등에 보낼 노동자들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97호에 따라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제재 위반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에도 청년들을 선발해 어학연수, 현장실습 등의 명분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파견해 외화벌이를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이달 초, 도 인민병원(의학대학병원)에 갔다가 많은 청장년들이 신체검사를 받는 현장을 목격했다”면서 “그들은 당의 외화벌이 목적을 위해 선발된 젊은 노동자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 날 병원에서 목격된 숫자는 남녀 100여명 정도로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들까지 신체검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아침 이른 시간에 도 인민병원에 많은 청년들이 모여서 길게 열을 지어 서 있었다”면서 “대부분 20대에서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녀 청장년들이 외국에 파견되기에 앞서 질병이 있는지 각종 신체검사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청년들이 받는 주요 신체검사 항목은 집단생활에서 전염병을 일으킬 개방성 결핵(슈퍼 결핵)과 급성간염(A형 간염)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그 외 심장이나 색막(안과) 등의 병력소견이 없으면 대부분 통과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신체검사는 혈액 검사, 렌트겐(엑스레이)를 찍고 하루 만에 결과를 발표한다”면서 “당의 인원선발 지시에 따라 공장, 기업소들에서 건강한 노동력을 선발한 만큼 병원에서는 대부분 신체검사에 통과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신체검사를 받은 청장년들은 기업소로부터 러시아에 파견된다고 통보받았다”면서 “무너진 건물을 새로 건설해 주는 대가로 러시아의 토지를 임대받아 콩, 밀, 강냉이 등 나라의 긴장한 식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27일 “요즘 신의주시의 각 공장들에서 선발한 청년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면서 “대부분 중국 회사들에 파견될 것으로 알려진 여성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시내의 공장, 기업소들에서 파견 노동자로 선발된 여성들이 단체로 도 인민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면서 “이들은 충성의 당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에 파견되는 여성 노동자들로 알려졌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신체검사를 받는 여성들은 대부분 결혼 전인 20~30대의 처녀들”이라면서 “이미 당의 지시에 따라 도안의 크고 작은 공장, 기업소들에서 중국에 파견할 노동력에 대한 쌍방회사(북-중 대방회사) 간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신체검사를 받고 대기중인 노동자들도 당국이 중국에 파견하는 노동력의 수출범위를 얼마로 정했는지 모른다”면서 “현재 간부들을 통해 당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수만 명의 노동자를 파견한다는 것이 알려졌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의 지시에 따른 결정이지만 외국에 파견되는 대상에 대한 (북한 내)인식은 좋지 않은 편”이라면서 “파견 후 귀국할 때까지 부모형제, 가족과의 연락이 차단될 뿐 아니라 고된 노동의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당의 지시에 따라 선발되면 본인이 질병이 있지 않는 이상 안 가겠다고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강제성 파견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각 공장마다 종업원 수에 비례하여 몇명씩 선발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있고 공장에서 조직적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자원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북한이 노동자 10만여 명을 40여개국에 파견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 파견이 예상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봉제, 건설, 의료, 정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 당국의 수익 창출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국경이 더 개방되면 북한 당국은 많은 수의 북한 노동자들을 추가 파견할 것으로 예상하며 40만 명의 노동자를 해외로 파견하는 계약들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2022년 기준 최소 58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에 파견된 북한 건설회사인 ‘제1건설회사’에서 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파견된 중국에만 북한 노동자가 10만명에서 많게는 15만명 이상 체류중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