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커 돈세탁’ 나이지리아인에 징역 11년3개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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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해커들의 자금을 세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미 연방검찰에 기소된 나이지리아인에게 징역 11년 3개월과 미화 17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의 배상금이 선고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캘리포니아 중부 법원은 7일 북한 해커들의 자금을 세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나이지리아인 라몬 올로룬와 아바스(Ramon Olorunwa Abbas)에게 징역 135개월, 즉 11년 3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이날 미 연방검찰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재판부는 또 아바스에게 약 173만($1,732,841)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나이지리아의 소셜미디어(사회관계망서비스) 유명인사로 알려진 아바스는 지난 2019년 캐나다계 미국인 갈렙 알라우마리 등과 공모해, 북한 해커들의 자금을 세탁하는 데 관여했습니다.

아바스는 당시 북한 해커들이 몰타 은행에서 갈취한 자금을 세탁하는 데 쓰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계좌 정보를 알라우마리에게 넘겼습니다.

미 법무부는 지난 2020년 몰타 은행에서 약 1천470만 달러 상당의 자금 갈취를 시도한 박진혁과 전창혁, 김일 등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 해커 3명을 기소하면서, 이들이 갈취한 자금을 북한 정권에 보내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바스는 북한 해커들을 위한 자금세탁 이외에도 영국 프로 축구팀과 영국 기업,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법률사무소, 카타르 기업 등을 상대로 한 사기 및 자금세탁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널드 올웨이 미 연방수사국(FBI) 로스앤젤레스 지국장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아바스의 막대한 재산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메일(전자우편) 침해 공격과 사이버 은행 강도, 사이버 사기로 얻은 것”이라며 “수많은 희생자를 파산시키고 북한 정권에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중형 선고는 여러 국가의 사법당국이 수년간 협력한 결과이며, 국제 사기범들에게 그들이 미국 내에 있든 밖에 있든 연방수사국이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추구할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아바스의 공범인 알라우마리는 징역 11년 8개월 형과 3천70만여 달러의 손해배상금 지급,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최근 북한 당국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관여한 해외 국적자들을 대상으로 적극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3일 테러 정보 신고∙포상 프로그램인 ‘정의에 대한 보상’(Rewards for Justice)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싱가포르인 궉기성(Kwek Kee Seng)에 대해 최대 500만 달러의 보상금을 내걸고 현상수배에 나섰습니다.

곤잘로 수아레즈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 부차관보는 이날 현상수배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아레즈 부차관보 :우리는 (핵무기)확산자들에게 그들이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며, 그들의 노력을 차단하기 위해 우리가 모든 걸 할 것임을 알려야 합니다.

다만 싱가포르 경찰청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청이 지난해 4월부터 궉기성을 상대로 싱가포르의 ‘국제연합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 왔다며, 궉기성이 현재도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은 지금까지 궉기성과 관련해 미국 측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다며, 지난 4일 미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찰청은 여러 차례 미국 당국과 궉기성에 대한 정보를 교환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싱가포르 당국이 관련 정보를 여러 미국 기관에 외교공한(Third-Party Note) 형식으로 전달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싱가포르 경찰청은 “국내법과 국제적 의무 범위 내에서 미국 당국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