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생계 곤란으로 이직 고민

0:00 / 0:00

앵커 : 요즘 북한 간부들은 당의 지시관철이나 주민교양 보다는 자신의 생계대책에 더 골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수시로 내리 먹이는 중앙당의 강압적인 지시에 지친 일부 간부들은 간부직을 내려놓고 장사를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챙기려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27일 “요즘 중앙의 내리먹이기식 지시가 더욱 심해져 간부층 속에서도 불만이 일고 있다”면서 “현장 사정은 아랑곳 하지않는 강압적인 지시의 남발에 간부들의 충성심도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도 중앙의 지시로 각종 대상건설동원과 사회지원사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간부들이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국가경제발전건설 5개년계획의 실패로 잘 살게 된다는 희망은커녕 최소한의 생계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앙에서는 간부들은 격식과 틀을 없애고 애국충정의 정신으로 생산전투에 앞장서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간부들도 사람이고 가족이 있는데 우선 먹고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에서는 간부들은 사회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며 사소한 장사도 못하게 하고있어 뇌물을 챙길 입장이 아닌 간부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면서 “처지가 비슷한 간부들이 모이면 ‘충성심이 밥을 먹여주나’라면서 중앙의 공급체계를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중앙에서 각 단위들에 ‘외화벌이 계획안’을 제출하라며 다그치고 있다”면서 “이를 본 일부 간부들은 차라리 간부직을 내려놓고 중국에 나가 보따리 무역이라도 해서 가족의 생계를 챙기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길림성의 한 조선족소식통은 28일 “요즘 북조선에 나가면 권력을 쥐고 있는 사법일꾼들 조차 돈벌이 궁리에 빠져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면서 “오래전부터 잘 알고있는 한 사법일꾼이 중국에서 장사할 수 있는 거래선을 잡아달라고 부탁해 상당히 의외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통제가 주업무이고 적지않은 뇌물을 챙길 수 있는 사법일꾼이 왜 개인장사에 뛰어들려 하느냐고 물었다”면서 “그러자 그는 위에서 내라는 것은 많고 먹고 살기가 날로 힘들어져 이제는 옷(사법기관)을 벗고 돈벌이에 나서야 되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 친구는 요즘엔 상부에서 뇌물 문제를 크게 보고 있어 국가에서 공급을 보장하지 않는 한 사법일꾼들도 먹고 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며 “정복을 입고 굶주릴 바엔 차라리 정복을 벗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에 북조선에 가보면 간부직을 내려놓고 개인장사나 무역에 뛰어들어 돈을 벌겠다는 간부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면서 “외화난에 처한 북조선 당국이 체제를 받혀주는 근간인 간부들에 대한 특별 대우마저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