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8일,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평남 성천군에 착공된 첫 번째 북한 지방공업 건설 대상은 담배 공장과 식품 공장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지역 특산물은 담배와 밤입니다. 담배농장에서 재배된 담뱃잎은 7~8월에 수확해 건조한 이후 평양담배공장 등에 생산 원료로 공급되고, 산에서 따는 밤은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되어 왔는데, 북한 당국이 담배 공장과 식품 공장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으로 착공하면서 주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2월 말, 성천군에 착공된 지방공업공장은 담배 공장”이라고 전했습니다. 성천군에 착공된 담배 공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1.15)에서 새롭게 제시한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처음 착공된 공장입니다.
성천군 암포리 담배 농장에서 재배되는 담뱃잎은 독특한 맛과 향기가 좋아 ‘성천향초’로 유명해 평양 용성담배공장과 대성담배공장 등 북한에 급증한 담배 공장들에 고급 담배 원료로 공급돼 왔습니다.
성천군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성천군은 이제 담배 원료 생산지에서 담배를 직접 만드는 생산 기지로 변화한다”는 기대감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담배 공장이 건설되면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특히 담배는 시장에서 즉시 현금화할 수 있어 담배 공장에 취직할 경우, 몰래 담배를 숨겨 나오는 식으로 부수적인 돈벌이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합니다.
성천군 인구는 10만 명으로 1개 읍과 4개의 노동자 구, 22개 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농경지는 군 면적의 25%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 (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6일 “성천군에 착공된 지방공업공장은 담배 공장 외 식품 공장도 있다”며 “산이 많은 성천군의 특산물로 알려진 밤 등이 식품 공장의 원료로 사용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성천군 담배농장에서 재배되는 담뱃잎은 성천담배공장 원료로 공급되고, 성천 밤은 성천식료공장 원료로 공급되면 공업과 농업이 연결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금까지 성천 담뱃잎은 중국으로 수출되는 위조 담배 원료로 사용되었고, 성천 밤도 대부분 무역회사를 통해 중국으로 수출되던 것이 지방공업원료로 사용되면 지방 공장 가동을 살려내는 것이어서 잘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장마당을 없애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주민들 속에는 지방발전 계획 자체가 국가 공급망의 정상화를 목표로 시행되는 것으로 결국 장마당의 통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 목표는 생활필수품을 국가가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국영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당연히 국영 상업망을 통해
주민들에게 공급되는데, 이것은 사회주의 공급체계를 살리려는 것이므로 장마당 장사는 통제된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특히 당의 계획대로 “매년 지방에 현대적인 공장을 10년 동안 건설한다고 해도 공장 노동자들의 식량 배급과 월급 인상, 농민들에 대한 알곡 분배가 실행되지 않으면 지방발전 정책은 무의미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방발전 20×10정책'은 해마다 20개 군에 지방공업공장을 10년 간에 걸쳐 건설함으로써 지방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생활 수준을 개선하여 도농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