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안보’ 보고서 “북 인구 43% 영양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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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5개 주요 유엔 기구들은 11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식량부족으로 인한 영양 부족 상태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5년부터 2017년 간 약 1천 1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지속적인 영양부족에 시달렸다고 유엔이 11일 밝혔습니다. 이는 무려 북한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43.4%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 5개 주요 기구는 이날 공개한 2018년도 ‘세계 식량안보와 영양 상태’(The State of Food Security and Nutrition in the World: Building Climate Resilience for Food Security and Nutrition)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 10여년 전인 2004년에서 2006년 동안 영양부족에 시달린 북한 주민들은 전체 인구의 약 35.4%인 8백 4십만 명으로 오히려 최근 2년보다 북한 주민들의 영양상태가 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반해, 2015년에서 2017년 기준 영양부족에 시달린 한국인은 전체 인구의 2.5% 미만에 불과해, 북한 주민들의 빈약한 영양 상태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아울러, 2016년 북한 가임기 여성의 빈혈 유병률은 32.5%로 이보다 4년전인 2012년 기준 빈혈 유병률인 30%와 비교했을때 소폭 상승했습니다.

한편, 호세 그라지아노 다 실바(José Graziano da Silva) 유엔 식량농업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극단적인 기후로 인한 영양실조와 식량부족 사태 악화를 우려했습니다.

호세 그라지아노 다 실바 사무총장 : 최근 기후변화가 식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가 봐왔던 식량안보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들을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보고서는 농업에 크게 의존하는 저소득 국가인 북한이 2011년부터 2016년 동안 매년 가뭄, 폭염, 홍수, 태풍 등 극단적 기후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고 지적해, 이러한 점들로 북한의 식량 수급 사정이 한층 악화됐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