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술혁신 노동자에 돈표 시상... “식량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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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노동절(5/1일)을 맞아 운영난에 처한 공장의 설비개조 기술을 고안해낸 노동자들에게 기술발명증서와 액면가 20만원의 돈표를 시상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덕천시의 한 소식통은 2일“어제(5.1절) 덕천시 문화회관에서 시 안의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나라의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공장 설비를 개조하거나 노후화된 기계를 재생 이용하는 기술을 창의고안해낸 노동자들을 표창하는 행사가 있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시 당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는 10명의 노동자들에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발명총국에서 발급한 기술발명증서와 창의고안증서가 수여되는 동시에 20만원(30달러) 상당의 돈표가 상금으로 지급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창의고안증서는 석탄 채탄에 사용되는 뽀베지트 마모를 줄이는 방법 등 창의성을 발휘한 노동자들에게, 기술발명증서는 노후화된 공장 보일러 설비를 연료절약형 설비로 개조해 운영난에 처한 공장들에 절실하게 필요한 기술을 발명한 노동자들에게 수여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 국가과학위원회가 수여하는 기술발명증서는 경제발전에 유익한 기술을 고안하거나 효율성을 높이는 창의성을 발휘한 기술자들과 기능공들에게 수여하였지만, 올해처럼 노후설비와 부품을 개조하는 등 사소한 기술을 창의, 고안한 노동자들에게 기술발명증서를 수여하고 20만원의 돈표까지 지급한 것은 드문 일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 신창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신창탄광연합기업소에서도 5.1절 당일 석탄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발파 기술과 고장난 압축기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고안하는 등 창의고안을 발명한 제대군인 탄부들에게 기술발명증서와 창의고안증서가 수여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탄광연합 책임비서는 20명의 탄부들에게 국가과학위원회 발명총국에서 발급한 기술발명증서와 창의고안증서와 함께 돈표 20만원(30달러)을 지급하면서 앞으로 기술혁신운동을 벌려 나감으로써 나라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하자고 호소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기술발명가들이 당의 배려로 지급받은 돈표 20만원은 장마당에서 사용하려면 30%나가치가 떨어져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액수는 14만원에 불과해 기술발명 댓가로 돈표를 지급받은 노동자들의 마음은 마냥 즐겁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기술발명가들은 고생스럽게 기술과 창의고안을 발명한 댓가로 돈표보다는 20만원 가치를 국정가격으로 계산해 식량으로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한 편으로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북한 시장에서 쌀 1키로 가격은 내화 5200~5300원입니다. 14만원 가치의 돈표로는 쌀 26키로밖에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국정가격으로는 쌀 1키로가 내화 46원에 불과합니다. 돈표 20만원을 국정가격으로 쌀을 계산하면 4톤이 넘습니다. 그러니까 특허권도 없는 기술발명증서는 종잇장에 불과하니 국가에서 기술발명가들을 제대로 표창하려면 가족을 먹여 살릴 식량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게 기술발명자들의 속마음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금까지 과학기술부문에서 특이한 성과를 이룩한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2·16과학기술상'과 '과학기술혁신상'을 수여해왔습니다. 하지만 공장, 광산 등의 노후 설비 개선과 물자 절약을 위해 대중기술혁신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7월‘최우수발명가상’을제정하고 간부와 노동자, 학생 등 누구나 기술혁신을 고안해내면 ‘최우수발명가상’을 수여하는 제도를 신설한 바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팁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