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리카를 향한 북한의 의료 진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정부는 최근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과 의료보건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지난 17일 오사기 에하니레 나이지리아 보건부 장관과 전동철 주나이지리아 북한 대사가 나이지리아의 수도 아부자에서 만나 양국 간 의료보건 협력을 다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에하니레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공중보건은 물론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북한의 경험과 선진 의료기술을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이지리아에서 추장 직위를 받은 뒤 탄자니아에 정착한 김태규 한국친선대사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통적으로 북한의 우방국이었던 나이지리아에는 예전부터 북한 병원이 있어 왔고, 2013년에는 괴한들에 의해 북한 의사 3명이 참수 당했던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이지리아의 여건과 함께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 (유엔 대북제재로) 북한 의료진이 강제 철수돼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게 된 북한의 여건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에는 북한과 전통적으로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많은데다 의료공백을 북한 의료진이 채워주고 있어 굳이 이들을 돌려 보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미 아프리카 내 다른 나라에서 북한 의료진이 문제를 일으켜 추방된 사례가 있는 만큼 양질의 의료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반응입니다.
탄자니아의 경우, 지난 2017년 북한 의료진이 가짜 약품을 사용하는 바람에 현지 환자들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는가 하면, 해당국의 이민법을 어기고 불법체류하다 적발돼 추방되는 등 물의를 일으켜 지금은 탄자니아 정부에 의해 13개 북한 병원이 모두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아프리카 경제 사정에 밝은 현지 소식통은 또 "부족한 외화를 벌기 위한 북한 의료진의 불법 진료행위와 열악한 현지 환경 속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북한 당국에 바쳐야 하는 북한 의료진의 인권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지난 3월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이행보고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5월과 12월 사이 모두 10명의 북한 노동자를 추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에 공개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에 여전히 북한 의료진이 체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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