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CIA, 즉 중앙정보국은 지난해 기준 북한 내 이동통신 사용자 수가 북한 전체 인구의 19%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정보기술 분야 인력을 양성해 사이버 범죄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이달 8일 개편한 ‘CIA 월드 팩트북’에서 2021년 기준 북한의 이동통신 사용자 수가 북한 전체 인구의 19%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Mobile communication is estimated to have eased up slightly to reach 19% in 2021.)
그러면서 여전히 엄격한 검열과 휴대전화 보유에 따르는 높은 비용 문제로 이동통신 서비스는 북한 고위 관리들과 외교관의 독점적 영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중국과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의 경우 중국 휴대전화와 유심칩을 구해 불법적으로 국경 근처에 위치한 중국 기지국에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서비스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외부 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상당한 벌금이나 징역형 등에 처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외국 투자자들이 북한의 통신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인 체신성과 협력해 모바일 음성, 문자, 광대역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도록 허용됐다면서도, 사업의 규모와 접근 영역은 엄격하게 제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중앙정보국은 북한이 IT(정보기술) 인력을 훈련시켜 대규모로 성장시키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기 때문에, IT 부문과 초기 디지털 경제를 구축하는 데는 이동통신 분야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정보기술 분야는 사이버 범죄나 서방 국가들의 컴퓨터 시스템 해킹 등 악의적인 활동에 그 능력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정보국은 이어 북한이 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자국을 고립시키기로 결정하면서, 대내외적으로 통신 부문에 대한 더 강력한 통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고립주의와 저조한 경제 실적이 몇 년간 이어져, 북한이 세계 통신 서비스 지수(telecom maturity index)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역시 최하위권 국가라며 세 국가 모두 억압적인 정치 체제 하에서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정보국은 또 북한의 유선 통신망(fixed-line segment)에 대해, 북한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제약이 많아 유선 통신망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The obstacles to building a functioning telecom network are so numerous that a fixed-line segment barely exists.)
이와 관련해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김연호 부소장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1990년대 전국에 광섬유망을 깔았지만 개별 가정이 실제 혜택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반 가정이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선 통신망이 가정까지 촘촘히 연결돼야 하는데, 북한이 그 연결 비용을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과정에서 부패와 뇌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 역시 이동식저장장치(USB)나 SD카드로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등 대체 방법을 찾으면서 필요성 역시 느끼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김 부소장은 또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자 수가 20%에 달한다는 분석은 몇 년째 동일하게 이어지는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앙정보국은 이날 팩트북에서 2020년 기준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휴대전화 사용자 수보다 많은, 북한 전체 인구의 약 23%에 해당하는 6백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1인당 휴대전화 다수 보유자들을 포함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한국 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 한반도신경제센터의 지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약 600만 명이지만, 장마당 종사자 등은 한 사람이 다수의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어 실제 휴대전화 사용자는 전체 주민의 약 20% 수준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전문가들의 최근 분석 역시 통신 부문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강화됐다는 중앙정보국의 평가와 일치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지난 5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방 도시에서 국내 휴대전화가 수시로 먹통이라며, 이는 코로나 상황에 대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에 대한 전파 통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 북한 내부 상황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북한 당국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첫째로서는 중국과 가까운 함경북도, 양강도 혜산시에서 북한 국내 전화가 잘 연결이 안 된다고 합니다. (함경북도) 무산도 그렇고, 다른 함경북도 지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편, 이날 중앙정보국은 북한 조선인민국 전력과 관련해 “정보가 다양하다”며 북한이 올해 기준 현역 병력 115만명을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중앙정보국은 북한이 육군 95만명, 공군 12만명, 해군 6만명, 전략 미사일 부대 1만명 등의 현역 병력을 운용하고 있으며 예비군 성격의 보안군의 규모는 20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이상민, 웹팀김상일